최근 SPC 제빵공장과 농심 식품공장에서 끼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모두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 희생된 사고인 만큼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와 함께 과로사, 임금체납, 부당해고, 부당전직, 착취 등 불합리한 노동문제 또한 개선해야 할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영화,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현실을 파고들며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노동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기 전엔 문학이 이같은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산업화 시절
우리나라는 여느 선진국보다도 훨씬 빠른 추세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의료 정책에 관심과 우려가 쏠리는 건 당연하다. 아직은 겨우겨우 돌아가고 있지만, 지금의 장년층이 의료 서비스 주요 이용 계층인 ‘노인’이 될 때쯤엔 인구구조 자체가 지금과는 판이해질 게 자명해서다. 생산가능인구보다 노령인구가 더 많아지는 역삼각형 구조가 자리 잡으면, 현재와 같은 의료 서비스 이용으론 어려울 거란 우려가 전반적이다.「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는 약사 출신 작가가 쓴 ‘한국 의료 정책 분석서’다. 간호사 태움(선배를
‘차려 먹긴 귀찮고, 나가긴 더 귀찮고…. 어느새 손가락은 배달앱을 스크롤하고 있다.’ ‘안읽씹(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거나 수십개 쌓인 단톡방 메시지에 지친 적이 있다.’ ‘틈만 나면 인스타그램을 열고 좋아요가 얼마나 늘었나 확인한다.’ ‘집에 있는 물건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려 되판 경험이 있다.’ ‘만성적 불안을 이유로 종종 사주 유튜브를 찾아본다.’ 많은 이가 공감할 ‘요즘 청년들의 모습’ 중 일부다. 칼럼니스트 도우리는 그의 저서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에서 이런 삶을 ‘중독’이라고 표현
부부는 농사를 짓기 위해 온갖 대출과 자산, 육체노동을 쏟아부었다. 땅을 갈아 경작토를 만들고, 제초제를 뿌리고, 써레질하고, 혼합씨앗을 뿌렸다. 이듬해엔 씨앗들이 싹트도록 비료를 줬다. 그렇게 매해 반복했지만 농사를 지을수록 재정 상태는 악화했고 땅도 자연도 부자연스러운 상태로 변질해 갔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 부부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자연이 이끌어가도록 그냥 놔두자.” 일찍이 이런 실험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기에 부부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야생 쪽으로」는 사유지 ‘넵
테슬라는 전통적인 마케팅에 돈 한 푼 들이지 않으면서 홍보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그들의 스토리는 광고도 없이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더 빨리 퍼져나간다. 작위적인 고객 마케팅을 위한 판매 목적을 말하기보다 끊임없이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브랜드 스토리를 꾸준히 예찬함으로써 열광적인 지지자들과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도 테슬라를 알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테슬라의 브랜드 예찬은 테슬라 차주들이 테슬라에 유대감을 느끼고, 알아서 그들의 제품을 홍보하는 하나의 ‘인플루언서 부대’를 형성하게끔 유도한다. 차주들 스스
중요한 회의 때문에 준비한 흰색 셔츠, 첫 면접 때 입었던 정장, 소개팅을 위해 산 원피스, 집에서 입는 늘어진 티셔츠…. 한 사람의 옷장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성격, 취향, 행동 양식, 일 등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난다. 옷장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통해 그 사람의 삶을 추론할 수 있다는 얘기다.신간 「옷의 말들」은 한 개인의 역사와 시대 흐름을 보여주는 옷에 관한 이야기다. 영국 ‘보그’ 잡지의 최장기 편집장으로서 시대를 이끌었던 알렉산드라 슐먼이 화려함 그 이면의 솔직한 삶과 옷에 대한 철학을 풀어놓는다. 방 한구석에 놓
역사상 인류를 가장 괴롭혀 온 두가지. 바로 전쟁과 질병이다. 여전히 세상에는 전쟁의 역사, 질병의 역사가 쓰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지켜봐야 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췄던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전 세계가 고심하고 있다. 인류사를 위협해 온 전쟁과 질병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의약품이다. 의약품은 때론 전쟁의 선봉에 서기도 하고 때론 다친 병사들을 위해 이용되기도 했다. 그렇게 지난 수백 년간 전쟁, 질병, 약은 서로 맞물린 채 역사를 이끌어 왔다. 신간 「전쟁과 약, 기나긴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은 우리의 과거에 속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규정합니다.” 얼마 전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20년 4월 윈저궁에서 한 대국민 연설의 일부다. 국가 대응력이 취약해진 상태였던 시기에 여왕의 연설은 정부의 그 어떤 연설보다 강렬한 통합의 힘을 발휘했다. 이 연설에서 96세(당시)의 군주는 포용적 언어로 종교인과 비종교인, 필수노동자와 재택근로자 등 모두를 끌어안았다. 여왕의 연설은 여성의 목소리, 우리 삶의 대부분을 함께해온 군주의 목소리, 세상이 거꾸로 뒤집
‘좋아요(Like)’를 누르는 데서부터 구매가 시작된다는 ‘라이크 커머스(like commerce)’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SNS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광고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플루언서나 취향을 공유하는 친구들의 추천에 더 영향을 받는다. 커뮤니티가 돈이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커뮤니티 시대에 고객의 마음을 여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당연히 ‘진심 어린 소통’이다. 신뢰 기반의 커뮤니티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충분한 경제적 효율
1970년대 초중반만 해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일제 강점기 동안 투쟁과 저항의 역사를 지닌’ 이른바 민족지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1950년대부터 본격화한 두 신문을 향한 이런 평가는 1970년대 중고등 국사 교과서에 실리며 다수 국민이 사실로 믿게 되는 단계를 거치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그 인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거짓과 배신의 역사’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여러 단체의 목소리가 들려 오고 있다. 반일과 친일은 왜 이처럼 극단적으로 엇갈린 걸까. 오랜 시간 한국 언론의 역사를 연구해 온 언론학
“수고했어 오늘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노래 구절이다. 신간 「소소한 모험을 계속하자」는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싱어송라이팅 듀오 ‘옥상달빛’의 김윤주, 박세진이 서로를 향해 주고받은 편지를 담고 있다. 친구가 된 지 15년, 동료가 된 지 13년인 두 사람은 거리 버스킹부터 수많은 콘서트와 음반 작업, 라디오 방송까지 함께 진행하며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왔다. “늘 함께하는 동료이자 친구지만 문장을 통해 서로의 진심을 내보이는 건 처음이에요.” 그래선지 책에 담긴 이야기와 생각들은 진솔함으로 오롯이 차 있다. 두 사람은 “‘옥
만사가 맘에 안 드는 듯 언짢아 보이는 한 여성이 뉴욕 거리를 걷는다. “타임스퀘어 시멘트 바닥을 다시 까는 데 4000만 달러가 든다니!” “지하철역 예술작품 설치 공사가 5개월이나 걸린다고? 예술품들이 지하철 타는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준다 생각하는 건가?” “이 도시에서 스마트폰 안 보며 앞을 보고 걷는 이는 나 하나뿐이야.”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다큐 시리즈 ‘도시인처럼’에서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프랜 리보위츠는 뉴욕이란 대도시의 일상과 문화를 향해 끊임없이 불만을 드러낸다. 프랜과의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온라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많은 이들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에서 최신 영화를 즐기고, 화제가 되는 드라마에 따라 다른 OTT로 갈아타기도 한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접속해 특가상품을 둘러보는 일도 잦아졌다. 유행하는 상품들이 반갑게도 사이트 맨 위에 포진해 있어 쇼핑하는 게 간편하고 즐겁다.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 재생에 추천 콘텐츠까지 지원되니 지루할 틈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들은 랜선 뒤 인간의 욕망
우리는 매 순간 무의식적으로 리스크를 따져보게 된다. 저녁식사에 새로운 요리법을 시도할지 말지, 하락장에서 주식을 팔지 지켜볼지 등 개인의 작은 결정부터, 부도덕한 경영진을 해고할지 두고 볼지 같은 기업의 큰 결정에 이르기까지 리스크를 판단하고 선택한다. 하지만 모두가 리스크를 똑같이 인식하거나 감수하진 않는다.어떤 이들은 실패할 가능성에 미리 겁먹고 회피하는 반면, 어떤 이들은 이를 직시하고 정복해 리스크 관리 능력을 향상한다. 리스크를 적절히 감수해 성공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무리하게 감수하다가 실패하는 기업도 있다. 「리스크
메타버스 열풍이 뜨겁다. 각국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메타버스 연구에 앞장서고, 글로벌 시장에선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을 필두로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사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초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 세계를 의미한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를 넘어 메타버스 플랫폼 시대가 도래했다.” “시공간을 초월해 가상세계 내에서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모두 가능한 게 특징이다.” 우리가 아는 메타버스에 대한 일
이젠 지갑을 들고 다니는 게 어색할 만큼 현금 사용이 드물어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현금을, 심지어 카드조차 몸에 지니지 않는 모습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 결제가 가능해서다. 이 기술적 혁신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정부와 은행이 합작해 고안해낸 걸까. 그렇지 않다. 지금의 현금 없는 세상은 몇 사람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됐다.「세상을 바꾼 10개의 딜」은 세상을 뒤바꾼 혁신이 정책이나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가 아닌 몇 명의 작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단 사실에 주목한다. 20여년간 기업 CEO부터 정치가, 경제학자
2010년대 중반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등장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는 사이버 공론장에 커다란 혼돈과 변화를 불러왔다. ‘드립’이란 말로 유머를 가장해 온라인에 퍼져나간 혐오의 메시지들은 일베가 생긴 지 10여 년이 흐른 지금 현실 정치인들의 목소리로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그 때문인지 한국 사회의 ‘일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보통 일베들의 시대」는 ‘고인 드립’ ‘폭식 집회’ 등 일베가 사회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안겨주던 시기에 일베를 연구했던 사회학 연구자가 오늘날 온라인에서 ‘혐오의 자유’
“IQ와 EQ의 시대는 지났다.” 소아크론병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연호 삼성서울병원(소아청소년 소화기영양분과) 교수는 저서 「통찰지능」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IQ와 EQ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이다.”이 책의 부제는 ‘IQ+EQ
강한 인정욕구와 애정결핍, 어딜 가든 빠르게 눈치를 살피는 버릇, 갈등 상황이 생기면 중간에서 조율하고 중재하는 역할…. 많은 이들이 통상적으로 꼽는 ‘차녀·차남’들의 공통점이다. 사람들은 ‘장녀라서’ ‘장남이라서’ 등으로 이야기되는 기질처럼, ‘차녀라서’ 지니게 된 성격적 특성을 삶의 궤적에 들여놓곤 한다.「차녀 힙합」은 가족의 역학 관계와 사회적 맥락을 차녀의 입장에서 살펴본다. ‘딸은 출가외인’이라 여기던 전통이 아직 유효하던 때부터 현재의 ‘딸 바보’ 열풍까지, 그사이에 태어나고 자란 무수한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저자는
라이프스타일 숍과 결합된 서점 ‘아크앤북’, 스몰브랜드 백화점 ‘띵굴스토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 맛집 새벽 배달 플랫폼 ‘띵굴마켓’. 이 모든 게 한 사람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공간 크리에이터 손창현. 그는 모두가 온라인 사업에 몰두하던 때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했고 아무도 찾지 않던 공간을 ‘돈이 되는’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OTD코퍼레이션 손창현의 당신의 취향을 삽니다」는 서점, 백화점, 문화공간의 성공에 이어 맛집 배달 플랫폼까지 도전한 손창현의 이야기다. 디지털 시대 오프라인 공간이 살아남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