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서울 4개 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동산 규제가 해제됐다. 1ㆍ3 대책의 후속 조치였다. 정부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의 부담이 커지자 비교적 낮은 이율의 대출 지원까지 단행했다.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는 잠시 멈춰선 것처럼 보인다. 거래량이 소폭 늘었다. 하지만 집값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2023년 부동산 시장은 분기점을 맞았다. 새해가 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3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업무보고를 통해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잡았다. 가장 먼저 언급한 건 부동산 규제 해제였다. 방향은 금세 실행으로
# ARM은 ‘팹리스의 팹리스’로 통한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ㆍfabless)가 반도체 칩셋을 설계할 수 있도록 설계자산(IP)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렇듯 이름도, 사업분야도 생소한 ARM이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반도체 시장에서 ARM의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만드는 칩셋의 비율이 절반을 웃돌 정도다. #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영향력이 되레 ARM의 발목을 잡았다. 누구나 탐낼 만한 독점적 시장 지위를 갖고 있어서인지 누구도 ARM이 매각되길 원치 않는다. ARM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던
한국은 5G 세계 최초 상용화국이다. 출시 5년차를 맞은 올해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런데 알뜰폰의 가입자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5G에 가입하면 빠른 속도를 누릴 수 있는데도 왜 '알뜰폰 LTE'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적지 않은 걸까. 5G 불통의 역사, 두번째 편에서 알아보자.이동통신 업계 안팎에선 2022년 가입자 수 ‘3000만명 돌파’를 자신했다. 2021년 가입자 수를 1000만명 가까이 늘린 자신감이 바탕이었다. 하지만 이는 자만심에 불과했다. 품질 불만이 치솟는데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질
1000만명(2020년 11월), 2000만명(2021년 11월), 2800만명(2022년 12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 5G 산업은 ‘가입자 수 3000만명 돌파’란 놀라운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이통3사는 2년 연속 합산 영업이익 4조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5G에 만족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어찌 된 일일까. 더스쿠프가 5G 불통의 역사를 정리했다.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 대한민국은 ‘5G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란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따냈다. 우여곡절은 있었다. 정부와 이동
# 가맹사업법상 프랜차이즈 본사는 예비 가맹점주에게 가맹점의 예상 매출액과 그 산출 근거를 문서로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창업 과정에선 예상 매출액을 구두로만 알려주거나, 예상 매출액이 실제 매출액과 격차가 큰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가맹점주로선 본사가 제공한 것 외엔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본사가 제시한 예상 매출액과 실제 매출액이 크게 다르더라도 본사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가맹점주는 애시당초 기울어진 테이블에서 창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더스쿠프는 532호 표지이야기에선 편의점 창업 시장
2013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편의점 가맹점주가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점주들을 죽음으로 내몬 근본 원인은 가맹점 간 ‘출혈경쟁’이었다. 이 희생이 편의점 업계가 2018년 근접 출점을 자제하겠다면서 자율규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슬로건은 ‘출점은 신중하게, 폐점은 쉽게’였다. 5년이 흐른 지금은 이 슬로건은 유효할까.우리는 ‘편의점 공화국 현주소’ 첫번째 편에서 편의점 가맹점의 폐업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살펴봤다. 편의점 본사의 출점 전쟁이 가맹점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진 게 핵심 이유였다. 실제로 최근 수
#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편의점 점포 수가 5만개를 넘어섰다” “물가 상승에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훨훨 난다” “편의점 콜라보 상품이 대박이 났다”…. 철만 되면 숱한 미디어들이 편의점 관련 ‘희소식’을 나른다. 언뜻 편의점만 창업하면 대박이 날 듯하다.# 그런데 지난 1월 서울시의 싱크탱크 서울연구원이 뜻밖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휘몰아친 기간(2019년 7월~2021년 12월) 30개 소매업종 중 편의점의 폐업이 가장 많았다는 내용의 보고서였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들이 외출을 줄인 팬데믹 기간, 편의
2022년 여름에 발생한 ‘대구경북혈액원 화재’ 사고의 진짜 원인이 직원이 피운 ‘담배’ 때문이란 결과가 나왔다. 더스쿠프의 단독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검찰은 혈액원 직원 A씨를 담뱃불에 따른 실화失火(잘못해 불을 냄) 혐의로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일정한 벌금을 정해 재판부에 넘기면, 서면 심리만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누전과 노후화한 시설을 화재의 원인 중 핵심이라고 주장했던 대한적십자사의 해명은 일단 ‘거짓’으로 드러났다. 대구경북혈액원 관계자는 “검찰에서 담뱃불을
271조원.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한 자금이다. 지난해 50조원가량을 썼다는 걸 감안하면 17년간 32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3분기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기침체·고용불안·내집 마련 등 결혼과 출산을 막는 요인은 뒤로한 채 비슷비슷한 지원책만 덧붙였기 때문이다. 더스쿠프가 역대의 저출산 정책을 살펴봤다.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지난해 9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전 정부의
출산율에 ‘집’이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출생 문제를 주거와 연결하기 시작한 건 2008년 보금자리주택부터다. 이후 좁더라도 도심 가까이에 청년ㆍ신혼부부가 거주할 수 있는 행복주택이 2013년 도입됐고 거주공간뿐만 아니라 보육시설까지 신경 쓴 신혼희망타운이 2018년 탄생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4년 만에 신혼희망타운을 사실상 폐지했다. 왜일까. ‘집’은 가정의 모든 계획을 좌지우지한다. 예비부부의 혼인 시점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는 집을 구할 수 있는 시기다. 혼인 후 출산을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집 주변에 보육
271조원. 역대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6년간 투입한 예산액이다. 결과는 처참한 수준이다. 2006년 45만1514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21년 26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정부의 정책은 왜 실패했을까. 그 많던 예산은 다 어디에 쓰인 걸까. 더스쿠프가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보고서를 통해 해답을 찾아봤다.불과 2년 전 우리나라는 출산율 부문에서 ‘꼴등’을 기록했다. 가임기(15~49세) 여성 한명이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를 ‘합계출산율’이라고 하는데, 2021년 우리나라의 합
26만562명, 지난해 11월 기준까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다. 2017년 40만명, 2020년 30만명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령화에 가속도가 붙으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도 활력을 잃어버릴 게 뻔해서다. 저출산은 더 이상 단순히 아이를 낳느냐 낳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인구가 줄면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출산율이 하락하고, 고령화가 가속화하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국가경제가 후퇴
‘난방비 폭탄’을 맞은 국민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성난 민심에 놀란 윤석열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대책을 마련하는 속도가 느린 데다 내용마저 단편적이어서다. 윤석열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놔야 할까. 학자 3명에게 물어봤다.폭탄 수준의 난방비 고지서 탓에 민심이 흉흉하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빨리 대책을 내놓으라“는 압박성 요청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윤 정부 입장으로선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지난해 가스요금이 오를 때만 해도 국민적 저항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기
반도체 시장의 구도가 ‘국가 대 국가’로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세계 각국은 경쟁하듯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을 꺼내들고 있다. 시스템반도체가 약한 우리나라도 반전을 만들 ‘한방’이 필요하다. 반도체 초강대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정부가 꺼내든 전략은 과연 어떨까. 아쉽게도 반전은 없었다.지금 반도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세계 경제를 뒤흔든 반도체 공급난, 첨단기술 기반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반도체를 세계 경제안보의 중심에 올려놨다. 미래 산업, 나아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반도체 패권을 쥐는 게 우선 순위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어야 보조금을 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의 요지다. 갑자기 나타난 장벽을 허물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선 지금, 우리나라 윤석열 정부는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2022년 8월 16일, 자동차 시장에 거대한 파도가 덮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ㆍInflation Reduction Actㆍ이하 IRA)’이 정식 발효하면서다. 미 정부가 IRA에 새로운 전기차 보급 대책을 포함하면서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사업 운
‘규제’와 ‘보호’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느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규제가 될 수도, 보호가 될 수도 있어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유통업체 입장에선 ‘규제책’이지만 골목상권 입장에선 ‘보호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아마도 기업의 입장에 선 듯하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윤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 정말 괜찮을까. ‘예비 대통령 후보’와 ‘골목길 경제학자’가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 직전이던 2021년 6월 서울 연희동을 찾았다. 그곳에서 골목길 경제학자라 불리는 모종린 연
부동산 규제는 2023년 초 대부분 해제됐다. 집값이 더 오르기는커녕 2022년 8월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임대차 2법 탓에 터질 것이라던 전세난은 되레 ‘역전세난’으로 돌아왔다. 윤석열 정부는 돈이 없어 무너지려는 부동산 시장에 대출 보증 등으로 처방을 내렸다. 과연 현실에 걸맞은 처방전일까.부동산 시장은 지난 1년간 진폭을 크게 겪었다. 2022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가 이뤄지던 때 후보 시절의 윤석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의 첫번째 문제로 ‘너무 강한 규제’를 꼽았다. 지나치게 많은 규제에 휩싸인 다주택자가
세계 각국 정부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모범국가로 등극해 그 경험을 세계에 공유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웠다. 큰 틀에선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비슷하지만 전술이 다르다. 문 정부가 공공의 힘을 강조한 반면, 윤 정부는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자율규제란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라는 건 윤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디지털이 자유를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경제적ㆍ사회적 가치도 창출해야 하고, 국민의 안전과 삶의 수준을 높
감세. 한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처방전이다.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을 낮춰 기업과 시장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거다. 문제는 감세정책의 효과가 정부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느냐다.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국 경제에 침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022년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이른바 3고高 현상을 버티며 2%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다. 3고의 뒤를 따르는 침체가 한국 경제를 덮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징조는 이미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
49조원. 2022년 11월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급한 전세보증보험 금액이다. 보증금을 돌려줄 여력이 없는 집주인은 보험을 가입한 임대사업자 중 절반을 넘는다. 수십조원의 돈이 위험해지자 HUG는 최근에야 대비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HUG는 전세보증보험의 위험도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전세보증금이 집값보다 커지는 ‘깡통 전세’ 불안이 확산하자 안전 대비책에 눈길이 쏠렸다. 전세보증보험이다. 이 보험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일단 세입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