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법원에서 역사적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2013년 일본 전범기업의 재상고가 접수되면서 상황이 꼬였다. 2018년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원고 9명 중 8명이 숨졌다. 강제징용 사건의 재판을 미룬 것은 ‘양승태 코트 사법농단’이라는 거대 사건의 단면에 불과했다. 대체 법원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던 걸까. 긴 시간 법조 현장을 지켜본 기자의 눈으로 그 진실을 추적했다. 권석천 기자의 「두 얼굴의 법원: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하다」는 ‘사법농단’을 심층 기록한 책이다.
태평양전쟁은 무모한 전쟁이었다. 캘리포니아 정도 크기의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는 등 열배가 넘게 강한 적과 싸우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질 줄 알면서도 ‘요행’을 바란 전쟁. 예상대로 전쟁의 결과는 참담했다. 300만명이 넘는 군인과 민간인이 죽었다. 일본의 전 국토는 인류 최악의 무기인 원자폭탄을 얻어맞았다.존 톨런드의 「일본 제국 패망사」는 진주만 공격부터 원폭 투하까지 태평양전쟁의 시작과 종말을 다룬 ‘태평양전쟁 통사’다. 공격을 앞두고 ‘전쟁이냐 협상이냐’로 대립하는 일본 수뇌부의 갈등, 루스벨트 행정부의 고뇌, 진
“인간은 뇌 속에 움직이는 알고리즘 속 진화적 변화 덕분에 세상을 흡수해 ‘만일 ~라면 어떨까’ 하는 가정 버전을 만들어 낸다.” 뇌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은 환경을 흡수해 ‘새로운 버전’을 만드는 뇌의 기본 인지 소프트웨어 덕에 가로등, 고층건물, 교향곡, 스마트폰, 선풍기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탄생한다고 말한다.그가 작곡가인 앤서니 브란트와 함께 쓴 「창조하는 뇌」는 창의력의 발생을 예술적 견해로 풀어낸다. 두 사람은 각각 촉망받는 뇌 과학자ㆍ음악 연구가다. 과학과 예술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 조합은 ‘만약에’라는 공통적인
우리의 일상은 주로 시각에 의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천천히 소리를 듣거나 무언가를 음미하거나 은은한 향을 즐기기엔 세상 모든 현상이 급히 흘러간다. 시간적 여유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본능적으로 우리는 시각이 지배하는 세상을 살아왔다. 정보나 지식도 시각을 통해 접하면서 깨닫고, 기억도 시각적으로 저장된다.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방식 또한 시각적 표현이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시각 외 다른 감각들이 흐릿해지는데, 특히 청각이 그렇다. 시각에 집착해 장소에 대한 기억과 자료는 많으나 신비한 소리를 기록한 것은 찾기 어렵다. 「
아침마다 친절히 우리를 깨워주는 알람시계는 누가 발명했을까. 면도기가 선사시대부터 사용됐다는 이야기는 과연 진실일까. 근래 들어 급격히 발전한 성형 수술이 처음 시행된 곳은 어느 나라일까. 제임스 M. 러셀의 「방구석 박물관」은 세계 전역의 놀라운 고대 기기와 발명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수십만년의 방대한 세계사를 한데 묶어 88가지의 의미 있는 물건을 선별하고, 물건마다 품고 있는 역사를 짚어본다. 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수십만년 동안의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에 온 듯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고대인의 발견이 가득하다.저자의
여행지에서 길을 찾고자 할 때, 예상 밖의 상황에 놓일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은 드물다. 스마트폰으로 지도 앱을 연결하거나 누군가의 경험담을 찾아보면 해결될 일이다. 우리는 휴대전화와 무선인터넷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진화된 여행’을 한다. 시행착오도, 낭패를 겪을 일도 줄었다.일본의 여류 작가 가쿠타 미쓰요는 “때때로 ‘옛날’ 여행을 동경해 마지않는다”고 말한다. 그가 여행에서 경험하는 가장 소중한 순간은 바로 사소한 인연들이다. “지도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거니와, 곤란한 상황이 되면 나의 뇌는 제멋대로 갑자기 멈
“즐거운 일기든 아픈 일기든, 일기는 나로 하여금 시간을 건너게 한다.” 문보영 시인의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은 작가가 블로그에 올렸다가 비공개로 돌린 일기를 모은 산문집이다. 저자는 “일기는 사실을 기록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가장 자유로운 글쓰기”라고 말한다. 그는 일기라는 이름을 빌려 예측할 수 없는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대부분의 글은 블로그에 올렸던 일기들이다. 갓 20대가 됐을 때 쓴 일기가 주를 이루며 그 이후의 일기도 섞여 있다. 이 책은 20대라는 시간을 건너는 동안 저자가 겪
우리는 직업 노마드 시대에 살고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옛말이 됐다. 직장에서 내몰린 중년들은 길어진 수명만큼 책임져야 할 생계의 시간들이 아득하고 청년실업자들은 여전히 고용절벽 앞에 서있다. 직장인들은 주 52시간 근무제로 ‘일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여가를 마냥 즐기기엔 미래가 불안하다. 이런 시대에 창업과 이직을 꿈 꾸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건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가 있다. 한 해 거래액 규모가 100조원대에 이르는 이
그는 언제나 한 발자국 전진하는 남다른 선택을 한다. 이탈리아에서 아무도 관심 없었던 중국어를 선택하고, 중국 다롄으로 유학을 가고, 다시 전혀 다른 문화권인 한국행을 결정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이야기다.신간 「널 보러 왔어」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주의 시골마을 미라노에서 태어나 동아시아의 한국까지 온 알베르토의 자전적 이야기다. 막막한 현실에서의 고민과 도전 그리고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과 정착기를 고스란히 담았다.중국어를 전공한 이탈리아인이 연고 하나 없는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처음부터 배워야 했고 취업을 위
아마존과 구글은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과 기업 운영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돼버렸다. 이커머스 플랫폼과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아마존, 검색과 광고시장 그리고 스마트폰 운영 체계의 80%를 점유한 구글을 두고 마치 세상은 ‘그들과 대립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파트너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듯하다.두 거대 기업의 미래 사업을 향한 발걸음은 지금도 진격 중이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비즈니스로 B2B IT 인프라 시장을 독식하고, 구글은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물류 혁명ㆍ로봇 전쟁ㆍAI 대중화ㆍ자율주행ㆍ클라우
스페셜티 커피에 관심이 쏟아지고, 수요가 증가하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다. 고급 커피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스페셜티 커피 특화 매장을 늘리고 있다. 이들 매장에선 소비자가 원두를 선택할 수 있고 선호하는 추출 방식에 따라 내려주기도 한다. 지금의 현상을 커피 산업의 ‘제3의 물결’이라 말한다. 커피를 카페인 중심으로 소비하던 첫번째 물결과 커피의 산지와 풍미를 살리는 로스팅법에 주목한 두번째 물결을 지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선택해 자기만의 특별함을 누리는 것이다. ‘커피 사랑’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우리나라 역시 제
거리를 거닐고,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일상 속 여유’다. 이 일상의 행복을 낯선 여행지에서 누린다면 어떨까. 유럽의 시골,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 사는 소설가 강병융은 「도시를 걷는 문장들」을 통해 책과 도시의 만남을 주선한다. 저자는 가장 사랑하는 책, 그 도시와 어울리는 책을 들고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한다.도시 이름과 같은 책일 수도 있고, 주제가 비슷하거나 작가가 살던 도시일 수도 있다. 책에 나오는 도시이거나 ‘그 도시’ 하면 떠오르는 어떤 물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스트리
노년을 앞두거나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황혼이혼’ ‘졸혼’에 대해 심심찮게 이야기한다. 젊은이들은 ‘비혼’을 내세우며 결혼 생각이 ‘없다’고 주장한다. 결혼은 ‘선택’의 문제지만 이 신조어들이 대개 결혼 생활을 ‘하는 쪽’이 아닌 ‘하지 않는 쪽’으로의 선택을 의미한단 점은 씁쓸하다. 결혼 제도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긍정적이진 못하단 방증이기 때문이다.경제적 상황이나 사회 제도 등 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원인은 무수하나 부부의 ‘관계’에만 초첨을 맞춰 본다면 그 중심에는 ‘부부의 평등’이라는 예민하고 답답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글, 때론 아프게 때론 기쁘게 다가오는 구절까지…. 우리는 문학을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며 가르침과 용기를 얻는다. 작가 장영희는 “문학이란 어렵고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쳐 주는 대상”이라고 했다. 그에게 있어 삶을 지탱해 준 것은 사랑과 희망, 그리고 문학이었다.「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는 장영희 교수가 남긴 글 중 감동적인 문장들을 추려 묶은 10주기 기념 도서다. 치열한 삶 속에서 엮어낸 ‘사랑’과 ‘희망’의 문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 태종과 하륜, 세종과 황희. 이들의 관계는 무엇일까. 조선왕조를 이끌던 왕과 측근에서 그를 보좌한 참모들이다. 참모는 2인자의 위치에서 1인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물이다. 조선왕조의 정도전ㆍ하륜ㆍ황희ㆍ신숙주ㆍ조광조 등은 왕의 성패를 좌우한 숨은 조력자로서 단순히 윗사람을 보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큰 목표와 대의를 위해 활약한 참모들이다.역사작가인 박기현의 「조선의 킹메이커」는 왕을 세우고 조선을 움직인 10인 10색 참모들의 리더십을 소개한다. 2008년 출간본의 개정증보
IT산업의 눈부신 발달은 현재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우리가 과거에 했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하게 만든다. 지금의 인공지능(AI) 기술이면 머지않아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할 수 있겠단 기대가 공상이 아닌 실제가 됐다. 미래 기술을 예측했던 것들을 수정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기업들은 미래의 패러다임인 4차 산업혁명의 화두 앞에서 산업의 판을 다시 디자인하기 시작했다.「4차 산업혁명 미래전략보고서」는 글로벌 리딩기업인 미국 GE와 독일 지멘스의 미래전략을 분석하고, 우리의 제조기업
오래전 읽었던 고故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를 또 다시 마주했다.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온화한 책표지가 희망과 긍정의 글을 쓰던 그를 똑 닮았다. 목발에 의지하던 장애와 세차례의 암 투병 속에서도 시련에 빠져있기보다 따뜻한 글로 세상에 위로했던 그다. 그의 책을 다시금 읽자니 행간의 온기가 오롯이 전해진다. 여전히 그의 글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다독인다.「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 100쇄를 기념해 양장본으로 재출간됐다. 장영희 교수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작업한 이 책은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에 올라 꾸준히 사랑
“만약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고가 내게 닥친다면….” 누구나 회피하고 싶은 가정일 것이다. 일어나지 않은 사고를 자신의 미래에 묶어 예상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고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여기, 세상을 누비며 패기 넘친 삶을 살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절망을 맞이한 실존 인물이 있다. 극한 바람이 몰아치는 시베리아 벌판 위에서 화재 사고로 인해 온몸이 부서진 류광현씨 이야기다. 신작 「긴 인생, 이 정도 시련쯤이야」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참담한 고통의 시간을 보낸 저자가 건강한 웃음을 되찾기까지를 기록한
세계의 핫한 기업들이 시니어 모셔 오기에 분주하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구글의 루스 포랏 등이 대표적인 예다. 창업자들보다 15세 이상이나 많은 나이지만 뛰어난 판단력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회사 성장을 주도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젊은 창업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암초를 경고해주는 노련한 안내자들이자 성숙한 지혜를 가진 시니어다.신간 「일터의 현자」는 24년간 세계 굴지의 호텔 CEO였던 칩 콘리가 에어비앤비 ‘멘턴(멘토+인턴)’을 52세에 시작해 2017년까지 회사 성장을 견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즈니스 셀럽이었던 저자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은 이상적인 경제적 인간이 아닌 실제적인 인간의 행동을 심리학ㆍ사회학적 관점에서 연구해 결과를 규명하는 경제학이다. 이를테면 ‘인간의 이성이나 합리적인 판단보다 심리와 감성이 실질적으로 경제를 움직인다’는 이론에 근거한다. 신간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 있는 경제학」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행동경제학을 심도 있게 다룬 책이다. 행동경제학에 기초한 심리게임 및 이론ㆍ주장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풀어냈다. 지금까지의 주류 경제학은 일반인이 실감하기 어려운 학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