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때보다 더 힘듭니다.” 자영업자의 아우성은 종종 볼멘소리 취급을 받는다. “가게 문도 못 열고 테이블 치우던 때보다 더 힘들 수 있나”란 막연한 추측 때문이다. “너희들은 보상금도 받았잖아”란 부러움과 박탈감에서 기인한 비아냥일 수도 있다. # 하지만 2024년 자영업자는 정말 고통스럽다. 물가는 치솟았는데, 소비심리까지 꽁꽁 얼어붙어서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 금리에 돈줄이 막힌 사장님들도 숱하다. 이젠 팬데믹을 그럭저럭 버텨오던 자영업자마저 ‘벼랑 끝’에 몰렸다는 통계까지 나오고 있다. # 실제로 자영업자의 대출액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신혼희망타운’을 제시했다. 보육과 주거에 초점을 맞춘 저출산 대책으로 종합보육센터를 짓는 게 뼈대였다. 신혼부부만 챙겨준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신혼희망타운’ 주택이 가지는 함의는 분명했다. ‘사는 곳’ 근처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준다는 거였다. 하지만 ‘신혼희망타운’을 폐지하고 ‘뉴홈’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에선 그런 함의가 보이지 않는다. 낳고 싶어도 자신이 없다. 젊은 세대가 출산을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했다. 그러자 정치인들의 이목도 아이 키우기에 꽂혔다. 지난 18일 여당인 국민의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을 앞두고 저출산을 극복하겠다며 그럴듯한 공약을 내놨다. 현금성 지원을 대폭 강화해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거다.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을 감안하면 필요한 정책임에 틀림없다. 관건은 이 공약을 실천하느냐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내놓았던 저출산 공약도 대부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인지 도통 믿을 수가 없다. 50년 후 우리나라 인구는 3286만5000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1월 18일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을 통해 밝힌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인구가 5132만5000명이었
# 여야가 같은 날 저출산 공약을 내놨다.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했다는 방증이다. 그러자 여야의 공약을 비교 분석해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누가 더 그럴싸한 공약을 냈는지, 현실 가능성은 있는지, 재원 조달 방안은 있는지 등을 검토해보는 거다. #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들이 과연 자신들의 공약을 ‘실천’에 옮기느냐다. 현재로선 믿을 수 없다. 여야 모두 4년 전 총선 당시 내놨던 저출산 공약 중 제대로 지킨 게 거의 없어서다. 이번에는 다를까. 더스쿠프가 4년 전 그들의 저출산 공약을 소환해봤다. 視리즈 「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능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유권자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렇게 정치권에 들어온 정치신인이 국회의 변화를 이끌어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21대 국회 정치신인의 법안활동 성적표를 분석했다. 더스쿠프의 22대 총선 특별기획 ‘21대 금배지: 악습의 기록’ 네번째 편이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 돌입했다. 이럴 때면 으레 들려오는 소식이 있다. 인재를 영입했다는 거다. 각 정당은 ‘영입
21년 만에 도서정가제에 큰 변화가 나타날 조짐입니다. 정부는 도서정가제의 적용 범위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웹툰ㆍ웹소설 등 웹 콘텐츠를 제외하겠다는 겁니다. 영세서점들은 도서정가제를 유연하게 적용해 더 많은 할인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출판업계에 내재된 고질병을 고칠 수 있을까요?도서정가제는 출판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찬반 논쟁도 격합니다. 2022년 대선 당시엔 거대 양당 후보가 ‘도서정가제 축소(윤석열)’와 ‘강화(이재명)’란 엇갈린 정책을 내놓기도 했죠. 도서정가제는 책 할인을 15%(가
#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12년 만에 사라질 듯합니다.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죠.# 찬성하는 여론도, 반대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제도의 당사자 격인 소상공인이 ‘의무휴업’ 폐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됐다는 점입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2일 다섯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단말기유통법’ ‘도서정가제’와 함께 대형마트 영업
# 윤석열 정부가 ‘3대 생활 규제 폐지’를 공언했다. 1월 22일 다섯번째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➊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 폐지➋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 ➌ 도서정가제에서 웹 콘텐츠 제외 # 윤 정부는 세가지 모두 민생을 가로막던 전봇대를 빼는 것이라면서 홍보하고 있다. 여러 미디어도 ‘폐지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하지만 세가지 모두 따져볼 게 숱하다. 각각의 규제가 만들어진 배경이 있는 데다, 폐지가 상책上策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규제 폐지를 둘러싸고 찬반양론도 뚜렷하다. #
# 최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켓에 속해 있던 한국 시장을 올해부터 ‘단독 마켓’으로 전환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거다. # 하지만 정작 아디다스코리아의 경영전략은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십년간 함께해온 점주와의 거래관계를 일방적으로 정리한 후 대화마저 하고 있지 않아서다. 2년째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아디다스코리아와 점주의 갈등을 취재했다.“아디다스가 한국 시장을 단독 마켓으로 격상했다.” 아디다스코
2023년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동네북’이 됐다. 산업부 직원들이 피감기관인 지역난방공사의 법인카드를 흥청망청 썼기 때문이다. 난방공사가 일찌감치 이 사실을 파악하고도 묵인하면서 이들의 ‘법카 찬스’는 3년이나 이어졌다. 결국 감사원이 뒤늦게 비위를 발견했고 징계 요청을 했지만, 후속조치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 환수 여부도 ‘깜깜이’다. 더스쿠프 視리즈 법카: 부당한 사용과 구멍 네번째 편이다. 공공기관의 법인카드 유용은 대표적인 ‘혈세 빼먹기’다. 매년 국정감사에선 단골처럼 오르는 비위 이슈이기도 하다. 경영진이나
#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해 대규모 내부거래의 공시 기준을 (100억원으로) 끌어올린 건 2012년 기준치를 1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낮췄던 것(기준 강화)을 원래대로 돌려놓은 것에 불과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내부거래의 공시 기준을 완화한 근거로 내세우는 논리 중 하나다. # 하지만 이는 타당하지 않다. 당시 공정위는 내부거래 공시 기준의 강화(100억원→50억원)를 통해 불합리한 일감 몰아주기를 줄이고, 중소기업에 기회를 제공하며, 시장 자율감시 기능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만약 효과를 봤다면 기준
값비싼 5G 요금제가 보편화하면서 통신비가 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이동통신3사를 압박해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간요금제가 가계의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통신비 지출이 되레 늘고 있어서다. 통신비를 줄이려면 알뜰폰을 쓰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가 이통3사 중간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의 24개월 통신비를 비교해 봤다. 13만원. 2023년 3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통신비다. 2020년 11만9775원에서 8.5% 증가했다. 값비싼 5G 요금
# 우리는 視리즈 ‘중간요금제 중간점검’ 1편에서 이동통신3사가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이후에도 국민들의 가계통신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장에선 ‘저가요금제 고객이 더 비싼 중간요금제로 갈아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도입한 중간요금제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자신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중간요금제를 설계한 이통3사의 노림수가 성공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간요금제를 론칭하면 실적이 빠질 것’이란 전망을 비웃기라도
#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 이른바 대기업의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의무가 완화됐다. 원래는 내부거래 금액이 50억원 이상이면 공시를 해야 했는데, 이제는 100억원 이상일 때만 공시하면 된다.# 이 기준을 완화해준 곳은 공정거래위원회다. 공정위는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개선”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에선 “공정위가 제 역할을 잊었다”거나 “대기업의 부당한 내부거래를 조장하는 조치다”라는 등의 지적을 내놓고 있다. 왜일까. 더스쿠프가 이 문제를 밑단부터 살펴봤다. ‘내부거래 공시 기준 완화의 오류’ 1편이다. 올해 1월
# 이통3사가 중간요금제를 론칭한 지 20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정부는 중간요금제가 ‘가계통신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낱 공염불에 그쳤습니다. 이통3사가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이후 가계통신비는 되레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면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간접적으로 볼멘소리를 흘리던 이통3사의 실적은 어땠을까요? 일부의 걱정과 달리 이통3사는 이번에도 ‘역대급 실적잔치’를 벌였습니다. 그렇다면 중간요금제는 ‘통신비 인하’란 정책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視리즈 중간요금제 중간점검 1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집에서 사는 청년 가구가 더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서다. 그런데 청년 가구의 주거 만족도나 주거 환경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이 역설이 뜻하는 건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셰어하우스’가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집 가진 사람은 늘고, 부담은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 보유율은 2021년 60.6%에서 2022년 61.3%로 상승했다. 자가 보유에 따르는 부담을 뜻하는 PIR(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ㆍPrice in
# 공공기관 법인카드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부당하면서도 방만한 사용으로 질타를 받고 있지만 달라진 게 있는지 의문이다. 공공기관 법인카드 사용을 규제할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효용성이다. 강제력이 떨어지는 데다 처벌도 강하지 않아서다. 視리즈 ‘법카: 부당한 사용과 구멍’ 세번째 편에서 공공기관 법인카드 논란의 실태를 비주얼을 곁들여 살펴봤다. 67회. 21대 국회 국정감사 회의록(2020~2023년)에서 공공기관 법인카드가 언급된 횟수다. 매년 20회 이상 법인카드와 관련한 언급이
공공기관의 법인카드 불법 사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공공기관이 법인카드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관리가 허술해도 너무 허술해서다. 어떤 공공기관이 법인카드로 얼마를 쓰는지 확실치 않고, 불법 사용을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視리즈 ‘법인카드: 부당한 사용내역과 구멍’ 두번째 편이다. 나랏돈은 ‘공돈’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다. 관리가 허술하니 마음대로 써도 걸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의미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당키나 한 말이냐고 여기면 오산이다. 이를 몸소 보여주
# 한국의 골목은 위기다. 국민들이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 상황에서 “팬데믹 때보다 더 경영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상인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생존 기반이 흔들리는 골목상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필자는 ‘구독경제’가 골목상권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가령 멤버십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늘린 아마존의 전략을 ‘골목상권’에 적용하면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 구독경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너도나도 하고 있으니 혁신모델이라고 칭하기도 어렵다.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 대표적인 구독경제
# 골프장의 구조는 위험해 보였다. 일행의 골프 실력도 뛰어나지 않았다. 두 변수는 결국 큰 사고를 유발했다. 일행이 친 공이 골프카트에 앉아있던 여성의 눈을 강타했고, 여성은 시력을 잃었다. 2021년 강원도 골프장에서 벌어진 사고는 이렇게 터졌다. # 피해자 여성은 타구자와 골프장 대표, 경기팀장, 캐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였다. 피해자의 의견을 받아들인 경찰은 네명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달랐다. 2년 만인 지난해 10월 판단을 내린 검찰은 캐디를 뺀 나머지 사람을 무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