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의 사무총장이 갖는 권한은 막강하다. 회장과 부회장을 제외한 전 임직원의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임명에 신중해야 한다. 대한적십자사가 국민의 혈액을 다루는 공공기관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사무총장의 임명 승인 절차가 까다로운 이유다. 하지만 사무총장의 임명을 승인하는 중앙위원회 위원들은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대한적십자사의 구멍 뚫린 인사검증 시스템을 취재했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운영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여직원과의 과도한 농담과 신체
간호사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살쪄서 유니폼 하의가 타이트하다.” “바지가 너무 붙는다.” “일자 몸매다.” 신체접촉도 했다. 간호사의 팔짱을 끼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안마를 한다’면서 어깨를 두드리고 주물렀다. 간호사로부터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는 민원을 받았지만 사실 확인도 없이 가해자의 각서만 받은 채 전결 처리했다. 그 과정에서 기관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는 ‘대한적십자사’ 김태광 사무총장이 2015년 10월 받은 징계 이유들이다. 징계 수위는 견책이었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김 총장은 지난 11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사건 등 국민을 공분케 한 산업재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때문인지 최근 국회에서도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안’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21대 국회가 재계의 반발을 뚫고 법 제정에 성공할 수 있느냐다. 19대 국회 이후 발의된 관련 법안 30개 중 국회를 통과한 법은 2개밖에 없었다. 법안통과율은 6.6%에 불과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중대재해법 뒤에 숨은 이야기를 취재했다. # 2016년 5월 28일, 스
국내 시중은행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수익성이 낮은 은행 점포를 폐쇄하고, 직원의 희망퇴직도 연례화하고 있다. 시중은행 측은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영업 환경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 악화 가능성을 몸집 줄이기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문제는 연령대가 높고, 소득이 적을수록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용률이 낮다는 점이다.강서구 더스쿠프 기자ksg@thescoop.co.kr
항공업계와 면세점업계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다. 명칭은 국제 비행이지만 사실상 외국 땅에 발을 딛진 않는다. 그럼 굳이 국제 비행이어야 할 이유가 뭘까. 면세혜택 때문이다. 문제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과세원칙의 본질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에 숨은 함정을 취재했다. 승객을 가득 채운 여객기가 인천공항 활주로를 달린다. 창공을 힘차게 가르던 여객기는 약 1시간 30분 뒤 목적지에 도착한다
# 수익은 늘었는데 수익성이 악화했다면서 희망퇴직으로 사람을 내보낸다. 그렇다고 줄어든 사람만큼 채용을 늘리는 것도 아니다. 겨울만 되면 진행되는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쨌거나 시중은행도 수익을 챙겨야 한다. 그런 면에서 돈 안 되는 은행 점포를 줄이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대면 접촉을 줄여야 하는 코로나19 국면 아니던가. 그런데 점포를 줄이면 줄일수록 금융소외 계층은 더 쓸쓸해진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에도 은행 창구를 찾는 사람들 중엔 노인과 저소
국내 은행의 희망퇴직 시즌이 돌아왔다.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은행이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은행은 비대면 거래의 확산, 코로나19 위기,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을 인력조정의 이유로 들고 있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실적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올해는 만 40세인 1980년생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은행권에 부는 살벌한 바람을 취재했다. 올해도 찬바람이 부는 연말이 다가오자 어김없이 은행권에 감원 바람이 불
코로나19 일일 감염자 수가 500명대를 넘어 680명대(10일 기준)까지 늘었다. 코로나 3차 대유행의 전조로 충분하다. 추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즉각 대처에 나섰다. 지난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전국적으로 격상(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했다. 이번 방역지침은 지난 8~9월 2차 대유행 당시의 지침과 달라진 부분이 많다. 지침은 달라졌는데 혼란이 일어난 건 똑같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거리두기 방역지침의 문제점을 취재했다. 지난 9일 찾은 서울 중구의 카페 밀집 거리. 이곳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2018년 GM은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약속했다. 산업은행은 이 말을 믿고 7억5000만 달러(약 8100억원)를 한국GM에 투입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한국GM 노사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왜일까. 회사는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노조의 주장은 다르다. 한국GM의 미래발전방안에 2018년 GM의 약속이 담겨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산은의 2018년 공적자금과 GM 미래플랜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11월 25일 한국GM 노사가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
내년 5월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독립한다. 최근 LG그룹이 새 지주사를 만들어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를 떼어내기로 결정해서다. LG그룹 측은 ‘기업가치 제고’ ‘성장 잠재력’ ‘외부 사업 확대’ ‘사업기회 발굴’이라는 말들로 계열분리의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시장 주변에선 기업을 위한 분할分割이 아니라 오너를 위한 분가分家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LG식 계열분리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를 냉정하게 짚어봤다. 거의 2년 반 만에 LG그룹의 계열분리가 현실화됐다. 2018년
최근 몇년 새 건실한 기업들의 경영권을 사들였다. 부족한 현금흐름은 외부 차입으로 메웠다. 인수 뒤엔 수백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주가는 널뛰었고, 재무제표는 악화했다. 신흥 기업집단 필룩스그룹 얘기다. 필룩스그룹은 최근 유명 엔터사 iHQ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금융시장의 우려가 적지 않은데도 채권단은 ‘수의계약’을 결정했다. iHQ를 탐내던 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경쟁입찰에 부쳤다면 더 큰 몸값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이들의 선택은 iHQ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iHQ
# 12월 1일, 한국GM 노조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거절했다. 24차례나 협상을 거친 끝에 어렵게 나온 잠정합의안이었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내용을 보자. “호봉승급분만큼 기본급을 인상한다. 일시금ㆍ성과급 300만원을 노조원 모두에게 지급한다. 코로나 위기극복 특별격려금도 100만원 지급한다…”. # 혹할 만한 내용이었다. 원하는 게 돈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노조가 잠정합의안을 거절한 이유를 두고 일부에선 “노조가 과한 욕심을 부린다”고 혀를 끌끌 찼다.# 과연 그럴까. 6년째 적자일로를 걷고
11월 30일은 호텔형 임대주택 안암생활의 입주가 시작된 날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호텔 현장을 직접 확인하라”고 말한 날이기도 했다. 바로 다음날 안암생활이 세상에 공개됐다. 기다렸다는 듯 좁고 주방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3~4인 가구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안암생활은 셰어하우스다. 개인실에 주방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아직 평가하기 이르지만 시도만큼은 나쁘지 않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안암생활을 셰어하우스 관점에서 살펴봤다. 120명의 청년이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보금자리를
임대차 3법이 통과되자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만 남는 세상이 될 거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현실은 달랐다. 전세 거래도, 월세 거래도 함께 줄었다. 임대차 3법 덕분에 전세 계약 갱신율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임대차 3법이 효력을 발휘했다면 전세시장이 안정됐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원인은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려는 세입자, 이주를 할 수밖에 없는 세입자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보니, 전세난이 심화했고, 당정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일까. 지금의 전세난을 임대차 3법 때문
11·19 전세대책에서 언론이 가장 관심을 가진 건 다름 아닌 ‘호텔’이었다. 비주택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대책이 나와서다. 많은 미디어와 야권은 이를 두고 ‘닭장’ ‘21세기형 쪽방’을 만든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호텔 개조 임대주택은 그렇게 살 만한 곳이 아닐까. 서울에서 2년째 월세로 살고 있고, 지금은 전세를 찾고 있는 더스쿠프(The SCOOP) 기자가 비주택 리모델링 공공임대주택 중 한곳인 서울 숭인동 영하우스에 가봤다.지난 11월 19일 발표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이하 11·19 전세대책)에서 가
“적십자회비는 깨끗하게 사용됩니다. 철저한 자체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정감사와 보건복지부 감사를 통해 투명성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측이 설명하는 ‘(자신들의) 예산 집행 투명성이 높은 이유’다. 하지만 연 7600억원에 이르는 모든 예산이 촘촘하게 감시를 받는 건 아니다. 최근엔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헌혈송 제작사업에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애먼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김다린 더스쿠프 기자quill@thescoop.co.kr
# 대한적십자사는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혈액사업’ ‘대북민간사업’ ‘재난구호’ 등 공공사업을 맡고 있다. 직원 복무관리엔 국가공무원 규정을 준용하고, 계약을 맺을 땐 국가계약법을 따른다. 예산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적십자회비와 헌혈로 모인 피를 활용해 만든 돈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대한적십자사가 사업을 진행할 땐 공공성은 물론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 최근 이 기관이 벌인 두건의 사업을 보자. ‘헌혈송’을 만드는 데 20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고, 3분짜리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용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데
정부와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고금리에 허덕이던 서민에겐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이자부담을 덜어낼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금리인하의 부메랑을 맞을 수밖에 없는 계층도 있다. 저소득층이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저소득층은 4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정부에 이들을 포용할 만한 정책이 있느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대출 절벽의 상관관계를 취재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매년 4830억원의 이자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정
A마트에서 B브랜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C매장 사장은 전대차 계약을 맺고 A마트에 입점했다. 상가임대차보호법도 강화됐지만 정작 C매장 사장은 이를 누릴 수 없다. ‘임대 계약’이 아닌 ‘전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구로점 상인들은 지금 이 문제로 곡소리를 내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전대차 계약에 숨은 함정을 들여다봤다. 아울러 11월 말 구로점을 폐점하는 롯데마트의 ‘전대차 갑질 논란’도 취재했다. 11월 30일 롯데마트 구로점이 문을 닫는다. 마트 안에서 가맹점을 운영하던 상인들은 이 사실을 9월 4일
16년을 운영해온 매장을 석달 안에 접어야 한다면 어떨까. 어디서 새로 둥지를 틀어야 할지, 보증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이사비용은 얼마나 들지 아득하기만 하다. 오는 11월 30일자로 폐점하는 롯데마트 구로점의 입점업체 ‘바이크 라운지’를 운영하는 최형돈씨의 이야기다. ㈜알톤스포츠와 전대차 계약을 맺고 자전거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최씨는 “롯데마트와는 제대로 소통도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최씨의 절규를 들어봤다. ✚ 언제부터 매장을 운영하셨나요?“롯데마트 구로점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입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