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김준녕 지음 | 고블 펴냄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부터 인간과 인간의 섬세한 감정과 관계를 다루는 이야기가 SF의 모양이라면 어떨까.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으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가 김준녕의 첫 SF 소설집이 나왔다. SF 장르는 유지하면서 각 단편마다 완급을 조절했다. 김준녕 작가는 여러 스타일의 단편 소설로 인간의 운명을 깊이 파고들다가도 시선을 돌려 인간 문명 이후의 세계까지 바라본다.「밤은 내가 가질게」안보윤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안보윤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이
농업은 기후 의존도가 매우 높은 산업이다. 그만큼 이상 기온이나 자연재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금 세계 각국의 농업은 역대급 기상이변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이는 곧바로 세계 식량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식량 위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와 우리를 위협한다.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마지노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가 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지구 환경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 말한다. 더 강력한 기상이변이 전 세계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칠 거
「글 쓰는 여자들의 특별한 친구」장영은 지음 | 민음사 펴냄여성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재조명하고 있는 문학 연구자 장영은 박사가 찾아낸 여자들의 문학적 우정 이야기다. 저자는 우정이야말로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의 필수 요소로 보고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사생활의 그늘에 머물러 있던 여성들의 우정을 조망한다. 버지니아 울프, 코코 샤넬, 메리 울스턴 크래프트 등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여성들의 삶 속 그만큼 특별한 친구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일주일에 세 번, 동네문화센터에 놀러 갑니다」정경아 지음 | 세미콜론
“수정이네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이었다. 어릴 때부터 떨어져 지낸 아버지에게는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했고, 어머니는 공황장애를 앓은 장애인이어서 생계를 꾸려갈 수 없었다. 수정이는 열심히 공부했고 유치원 교사가 됐다. 하지만 살림은 여전히 가난했다. 어머니 간병에 돈을 치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가난한 청년이 됐다.”「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에 담긴 ‘수정의 이야기’다. 빈곤을 물려받은 이들은 대학에 합격하고 어렵게 졸업한 후 안정된 일자리를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 박웅현 지음|인티N 펴냄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등 전작에서 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해온 저자가 이번엔 조직문화를 이야기한다. 한국을 성장시킨 ‘시스템의 시대’는 끝났고, 민첩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해적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해적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조직이 시대의 문맥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면서 “구성원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직 문화와 조직의 창의성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짚는다. 「흠결 없는 파편들의 사회
우리는 좋든 싫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잘 맞는 사람과의 관계에 행복해하기도 하고, 불편한 사람과의 인연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당연히 기다려지지만, 거절하지 못해 떠밀리듯 맺어진 관계는 자꾸만 피하고 싶어진다. 인간관계는 무엇보다 신중함을 요구한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내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미 맺어버린 인간관계를 어떻게 관리할지, 앞으로 어떤 인간관계를 맺어야 할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당신이 평생 하나의 방에서 산다’고 상상해보라.
「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펴냄44살에 발레를 시작했다. 근육은 굳었고 몸은 노화에 접어들었다. 저자는 발레를 위해 몸의 한계를 극복한다. 몸은 늙지만 그렇다고 늙은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발레를 시작하고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간다.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게 되는 것, 삶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러닝해영 지음|샘터사 펴냄‘달리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린 매일 말하고 듣고 쓴다. 말로, 글로 생각을 전달하고, 자신을 표현하며, 타인과 교감한다. 리더가 조직을 이끌고, 영업사원이 상품을 판매하고,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 모두 언어를 통해 이뤄진다.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할 때, 이메일을 쓸 때. 가족이나 동료, 이웃과 소통할 때, 개인적인 생각을 드러낼 때 기반이 되는 것도 언어다.하지만 언어와 뗄 수 없는 삶을 살면서도 우린 말하는 ‘내용’에 신경 쓰지, 원하는 바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에는 상대적으로 무심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비해 전달할 때 어떤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이소연 지음|돌고래 펴냄 많은 이들이 옷장에 옷이 넘쳐나는 데도 “입을 옷이 없다”고 푸념한다. 새 옷을 사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게 그만큼 힘들다는 거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2019년부터 새 옷을 사지 않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물론 혼자서 쇼핑을 끊는 것만으로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 자신이 겪은 딜레마와 노하우를 두루 담았다. 스타일과 환경보호를 모두 추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강빈맘 지
마이클 조던에게서 문자가 왔다. “친구, 잘 지내? 나 때문에 화났단 말 들리던데. 얘기 좀 했으면 해서….” 마이클 말이 맞았다. 난 그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 ESPN의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 때문이었다. NBA(미국프로농구)의 스타 스카티 피펜(Scottie Pippen)은 자서전 「언가디드」의 첫머리를 이렇게 시작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에서 그는 왜 조던 이야기를 꺼냈을까. 게다가 ‘더 라스트 댄스’로 화가 났다니. 다큐멘터리에서 다룬 1997-98 시즌 시카고 불스의 우승을 함께
「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위래·유권조·천가연·이아람·김도연·백승화 지음 | 황금가지 펴냄세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망한다. 이 책은 여섯가지 종말 이야기가 담은 단편집이다. ‘제2의 종말 문학 공모전’ 당선작인 ‘죽이는 것이 더 낫다’는 살의를 느끼는 특정 사상이 책을 매개로 빠르게 전염되는 세계를 그렸다. ‘제4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수상작인 ‘침착한 종말’은 인류의 종말이 인공지능의 투표로 결정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았다. 지구의 운명을 두고 외계인과의 한판 가위바위보 대결 이야기를 담은 ‘가위바위보 세이브
창업가는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의 문제를 발견한다. 그 과정에서 얻은 기발한 아이디어나 기술로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 창업가들이 이뤄낸 혁신은 사회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이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현재 국내 대표 창업가로 꼽히는 이들은 모빌리티, 블록체인, 인슈어테크, 커머스, 핀테크를 통해 우리의 일상에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시니어 케어, 장애인 일자리, 육아 돌봄 등 사회적으로 필요한 영역으로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세상에 이로움을 공급하고 있다.
「바게트 : 근 손실은 곧 빵 손실이니까」정연주 지음 | 세미콜론 펴냄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띵 시리즈’의 스물네번째 주제는 바로 ‘바게트’. 요리 잡지 기자 출신의 정연주 작가는 현재 프리랜서 푸드 에디터이자 요리책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할머니가 돼도 직접 구운 빵을 끼니마다 먹을 거라며 근육까지 준비하는 저자의 바게트 사랑은 웃음과 군침을 동시에 자아낸다. 「밤이면 건방진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었다」김수영·김춘수·김종삼·이성부·강은교·장정일·허연 지음 | 민음사 펴냄 ‘오늘의 시인총서’ 출간 5
2023년 학교폭력 문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학폭 피해자의 복수를 그린 드라마의 열풍, 잇단 ‘학폭 미투’, 정치적으로 불거진 학폭 논란 등 그 어느 때보다 학폭이 사회문제로 강하게 떠올랐다. 정부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학폭 대책을 정비하겠다고 발표했고, 드라마의 흥행은 대중이 학폭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사건의 내용과 가해자에게 내려진 처벌 수위 등에 이목이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피해자 보호와 치유에 관한 인식과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학교폭력, 그 이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가해자를 처벌
「고객의 95%는 자기 의지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존 잰스 지음|빌리버튼 펴냄2008년 출간돼 개인사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덕테이프 마케팅」의 개정판이다. 20년 넘게 1인 기업 마케팅을 해온 저자는 ‘1인 기업 비즈니스계의 피터 드러커’로 불린다. 그는 “규모가 작을수록 마케팅 역량은 빛을 발한다”면서 1인 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과 기술을 소개한다. 단순성, 일관성, 관련성이라는 세가지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마케팅을 실천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김인정 지음|웨일북 펴냄 범죄자
누군가로부터 인생의 마지막 강의를 부탁받는다면, 뻔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이는 없을 거다. 의미가 부재한 에피소드나 가벼운 경험담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자신의 인생에서 얻은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볼 것이다. “생애를 마감할 때 난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떠날까.” 신간 「마지막 강의」를 기획한 허병민 Talent Lab 대표는 이 책의 출발이 바로 이런 질문에서였다고 말한다. “‘만약 이 기획의 참여 주체가 해외의 세계적인 석학·리더들이라면 독자들에게 들려줄 수 있고, 들려주고 싶고, 들려줘야
「좋은 엄마 학교」제서민 챈 지음 | 허블 펴냄 참관 방문을 나온 사회복지사 앞. 평소 놀이를 좋아하던 딸은 이날만은 놀이를 거부한다. 사회복지사 앞에서 좋은 엄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여자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이때 ‘좋은 엄마’는 어떻게 행동할까. 억지로라도 노는 모습을 증명해야 할까. 아니면 지친 아이가 쉬도록 놔두는 것이 좋을까. 「좋은 엄마 학교」 는 현대 사회가 엄마들에게 요구하는 크고 작은 덕목에 의문을 던진다.「이방인의 춤」김수우 지음 | 걷는사람 펴냄다른 생명의 도움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이 있을까. 누군가의 도움
「오싹한 내 친구」신나라 지음 | 창비교육 펴냄새 집으로 이사 오며 어린이집을 옮긴 지우. 아직 친구들을 제대로 사귀지 못한 지우에게 새 어린이집은 낯설고 외로운 곳이다. 그곳에서 지우는 이상한 친구를 만난다. 신인 작가 신나라의 첫 그림책인 「오싹한 내 친구」는 두려움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와 그림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오싹한 이야기에 걸맞게 표지는 특수 야광 처리했다. 어둠 속에서 책을 꺼내 들면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송행진곡」김현 지음 | 민음사 펴냄죽음으로 가는 삶이 인간답기를 바라며 울고 부르는 경종과 애가를
젖소가 외친다. “닥고기 마니 머거(EAT MOR CHIKIN).” 의도된 오타다. 세로 광고판의 공간이 부족하자 ‘chicken’을 ‘chikin’으로 줄여 나머지 글자들을 더 크고 더 읽기 쉽게 썼던 거다.어설픈 맞춤법의 젖소 캠페인은 미국인에게 사랑받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칙필레(Chick-fil-A)가 내세운 광고다. 칙필레는 브랜딩의 필수요소인 마스코트와 캐릭터의 영향력을 일찌감치 파악한 기업이다. 닭고기 요리 전문점에서 ‘닭’을 전면에 내세우는 뻔한 전략이 아닌 ‘젖소’를 등장시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광고만 봐도 범
「한국영화가 사라진다」이승연 지음|바틀비 펴냄 한국 영화가 국제 영화제를 휩쓸고, OTT 플랫폼에선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인기 순위에 오른다. 그런데 정작 영화계 종사자들은 “한국 영화가 생존을 걱정할 만큼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OTT의 성장이 영화산업의 생태계를 단번에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영화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극장 위기의 진짜 원인’부터 ‘넷플릭스와의 관계 설정’ ‘영화 지원기관의 역할’까지 짚어본다. 「또 못 버린 물건들」은희경 지음|난다 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