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9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독일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던 유럽 각국은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폴란드 침공이 시작된 지 이틀 뒤인 9월 3일 영국 왕 조지 6세는 라디오 방송을 위한 마이크 앞에 앉았다. 조지 6세는 이 자리에서 독일에 선전포고하고 1차 세계대전도 이겨냈던 자국민을 독려하며 단합을 호소했다. 말을 더듬는 언어 장애가 있던 데다 성격도 소심했지만 그의 진심이 담긴 연설은 영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조지 6세가 영국인들을 감동시킨 연설을 완성하기까지 그에게는
오페라 ‘포기와 베스’는 1930년대 미국 흑인의 삶을 다루고 있다. 하반신 장애가 있는 ‘걸인’ 포기(Porgy)와 ‘아름다운 여인’ 베스(Bess)는 도박판에서 만났다. 베스의 남편인 크라운은 도박으로 돈을 잃자 잔뜩 화가 난 나머지 함께 도박을 하던 로빈슨을 죽이고 도망친다. 졸지에 갈 곳을 잃은 베스에게 포기가 손을 내밀어 자신의 집에 함께 지내자고 한다.♬ 2막 = 포기와 베스가 한집에서 지낸 지 한달쯤 지난 어느 날, ‘어부’ 잭이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아내 클라라는 잭에게 일터에 가는 대신 마을 사람들과 피크닉
1900년대 초 영국 런던.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온 하층민 ‘몬티 나바로’. 어느날 몬티는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번째 백작 후계자라는 엄청난 소식을 듣는다. 몬티는 연인 ‘시벨라’에게 신나게 이야기하지만, 시벨라는 싸늘하게 “네 앞의 후계자가 모두 죽어야 백작이 되는 것 아니냐”며 몬티를 떠난다. 분노한 몬티는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이들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제거하기 시작하지만, 상황은 점차 꼬여만 간다.2018년 초연 당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코미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해외 유수한 갤러리의 기획전에 참여하고 있는 윤상윤 작가는 오른손과 왼손을 모두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회화란 장르 안에서 오른손으로 전통회화를 선보인다면 왼손으론 자유로운 세계를 표현한다. 오른손으로 그린 작품을 보자. 공원·숲속 등 익숙한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간식을 먹는다. 긴 이젤을 세워놓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들 모두 물에 반쯤 잠겨 있다.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의 원조 ‘듀엣’이 13년 만에 무대에 돌아왔다. 뮤지컬 ‘듀엣’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뮤지컬 베스트 톱10에서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독특한 문체와 대사로 사랑받는 ‘닐 사이먼’의 극본과 ‘마빈 힘래시’의 중독성 있는 음악이 어우러진 ‘듀엣’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작곡가와 작사가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두 사람의 관계와 사랑을 초점으로 구성된다.천재적인 영감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작곡가 ‘버논 거쉬’는 오스카상을 거머쥘 정도로 능력 있고 날카로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인간관계에서는
국제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을 새로운 지역에 소개하는 데 적극적인 갤러리 ‘리만머핀’이 영국 작가 샹탈 조페(Chantal Joffe)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리만머핀이 조페와 함께하는 첫 전시이자 작가의 첫 서울 개인전이다. 1990년대 조페는 작은 크기의 포르노그래피 회화로 주목을 받은 작가다. 주제는 거칠지만 투명하고 선명한 색, 빛과 그림자 사이의 깨끗한 선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 표현력을 의도적으로 억제하고 싶었다”는 조페의 표현력은 이후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됐다. 만물의 탄생과 환희에 관심을 갖고 있던 조페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의 국내 최초 단독전시회가 열린다. 그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전이다. 마티스는 혁신적인 회화기법을 발전시킨 인물이다. 여러 공간을 표현하고, 장식적인 요소의 작품도 많이 제작했다. 말년엔 평면화와 단순화를 시도하기도 했다.1954년 니스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유화·드로잉·조각·판화·컷아웃(종이 오리기·Cut-out)·책 삽화 등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모자를 쓴 여인’ ‘춤’ ‘붉은 화실’ ‘이카루스’ 등이 있다
평온한 바닷가 마을. 자갈초등학교 육상부 내 순위는 견고하다. 언제나 1등을 하는 ‘호준’, 아슬아슬하게 2등만 하는 ‘상우’, 만년 꼴찌 ‘은수’. 이들 앞에 막강한 존재가 나타났다. 준수한 외모에 타고난 신체조건, 거기다 스포츠맨 정신까지 갖춘 ‘사기캐’ 정민이 전학을 온 거다. 학교 신기록을 세운 정민은 새로운 1등으로 부상하며 평화롭던 육상부를 흔든다. 꼼짝없이 1등을 뺏긴 호준은 ‘인어’가 자신의 발가락을 먹었다며 더 이상 달리지 않는다. 소년들은 인어를 잡으러 호기롭게 바다로 나선다. 국립극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청소년극
인간은 저마다 독자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닌 모든 것’이다. 나를 둘러싼 타자 혹은 외부 환경과의 관계를 무시한 채 나를 설명할 순 없다. 하지만 어떤가. 우리는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있으면서도 종종 외로움을 느낀다.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때 더욱 그렇다. 전현선 작가는 사물의 형태를 통해 삶의 문제를 포착한다. 특별한 사건도 없이 열매와 원기둥 같은 사물에 빗대 누구나 경험하는 ‘타인과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그동안 궁금한 모든 것들을 모아 화면 위에 재구성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 앞에서 역사의 가해자는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서울문화재단이 ‘극단 배다’와 공동 제작한 ‘왕서개 이야기’를 공연한다. 2017년 창단한 극단 배다는 근대 동아시아를 관통한 가해와 피해의 역사를 개인을 통해 전달해왔다. 전쟁 범죄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왕서개 이야기’는 범죄자의 잔혹함과 피해자의 비참함을 강조하는 대신 ‘왕서개’의 복수와 진실을 향한 여정을 통해 생존자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한다.왕서개는 1930년대 만주에서 가족을 잃었다. 1950년대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왕겐조라는 이름으로 요코하
‘포기와 베스’는 오페라의 본거지인 유럽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3막 9장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미국의 작곡가이자 재즈 음악의 거장인 조지 거슈윈이 작곡했다. 이는 조지 거슈윈이 작곡한 최초의 오페라 작품이기도하다. 오페라의 원작은 뒤보스 헤이워드의 소설 「포기」로, 1930년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시 캐트피시 로우(가상의 지역)에 거주하는 흑인의 삶을 다뤘다.이 때문인지 모든 출연자가 흑인이다. 한때 인종차별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미국의 국민 오페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재즈와 클래식으로
지난여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문을 연 조형예술 갤러리 매스(MASS)는 입체·오브제 아티스트들을 위한 공간이다. 작가는 자신의 언어를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업으로 펼쳐낼 수 있고, 관람객은 입체·오브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아티스트의 장인정신이 깃든 한정판 에디션까지 현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갤러리 매스가 첫 초대기획전으로 소개하는 주인공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설치미술가이자 무대미술가인 배수영 작가다. 그는 컴퓨터 회로 부품을 소재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
국립창극단의 레퍼토리 창극 ‘아비. 방연’이 초연 이후 5년 만에 돌아온다. ‘아비. 방연’은 조선 초기 인물인 의금부도사 ‘왕방연’을 소재로 한 팩션(faction) 창극이다. 수양대군은 왕위 찬탈을 위해 단종을 강원도 영월로 귀양 보낸 후 사약을 내린다. 이때 단종을 호송하고 사약을 전한 인물이 왕방연이다. 왕방연은 단종의 충직한 신하였음에도 스스로 주군의 목숨을 앗아야만 했다. 그는 맡은 일의 무게에도 「숙종실록」에 단 한번 이름이 등장할 뿐, 어떤 역사서에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그렇다면 왕방연이 모시던 주군에게 사약을 전
“자연에서 마주한 수많은 존재와 나를 화판에 옮긴다. 수많은 붓질은 나를 자유의 세계로 인도한다.” 조인호 작가는 자연경관·소리·공기 등 자연이 지닌 다양한 감각적 경험 요소를 통해 나의 존재적 가치를 성찰하는 동양화 작가다. 그는 비현실적인 상상 속 풍경이 아닌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의 명소를 누비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긴다.작업의 주제를 정하면 그는 그에 부합하는 장소를 탐색하고, 현장 답사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 그가 그리는 건 실제의 풍경이지만 그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진정한 나를 찾는 수
20세기 현대문학의 거장 카프카의 유작반환소송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창작 뮤지컬 ‘HOPE: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의 주인공은 78세 노인 에바 호프다.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은 호프가 평생을 지켜온 현대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 소유권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인다. 요제프의 미발표 원고는 그의 친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베르트가 친구의 유언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세상에 남았다. 요제프는 자신의 원고를 태워달라는 말을 남기고 요절하지만 베르트는 절망 속에서 피어난 요제프의 재능을
벽화·걸개그림 등으로 대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도네시아 작가 에코 누그로호(Eko Nugroho)가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We Are Concern about Nothing’ 이후 한국에서 여는 두번째 전시 ‘Lost in Par ody’에선 신작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화려한 색감과 붓질이 특징인 누그로호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 유쾌한 만화의 한 장면 같다. 하지만 눈만 내놓은 채 가면으로 가린 얼굴들은 하나같이 의도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평화로운 듯싶으면서도 혼란스러워 보이는 그의 작품을 감상할 땐 그가 살아온 배
한국사회에서 정신질환은 여전히 터부시된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숱하지만 병원을 다니는 것조차 떳떳하게 밝히기 어렵다. 정신질환을 가진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 대처할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연극 ‘아들 Le Fils’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자녀와 그 부모가 느끼는 어려움을 다룬 이야기다. 연극열전 시즌8의 세번째 작품 ‘아들 Le Fils’는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2016년 상연한 ‘아버지’ ‘어머니’에 이은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자 한국 초연
1987년 7월 9일, 이한열의 장례식에 커다란 걸개그림이 우뚝 섰다. ‘그대 뜬 눈으로’라는 작품에 부활한 이한열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자신의 장례식 행렬을 이끌었다. 이 걸개그림을 그린 최민화 작가는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다. ‘부랑’ ‘분홍’ ‘유월’ ‘회색 청춘’ 등 문제적 연작을 이어가며 민중의 삶을 캔버스에 담아 왔다. 그러던 그가 1990년대 말부터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고대 시공간을 그리기 시작했다. ‘Once Upon a Time’ 연작을 통해 그는 역사학자가 아닌 화가의 입장으로 신화 속 주인공들을
한국인 최초로 영국왕립미술원의 ‘잭 골드힐 조각상(The Jack Goldhill Award)’을 수상한 권대훈 작가가 새로운 형태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조각·설치·미디어 등 장르를 한정하지 않는 작가는 회화와 조각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보는 이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시공간을 제시하거나 서로 다른 차원의 순간을 한 공간에 표현한다. 이미지와 대상의 관계성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찰나’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자신이 겪은 경험과 반대되는 요소로 인
제니퍼 스타인캠프(Jennifer Steinkamp)는 3D 애니메이션 분야의 개척자로 불린다. 세계 유수의 박물관은 물론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본태박물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그는 색·질감·움직임 등을 오로지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한다. 움직이는 유기체 혹은 추상적인 형태가 그의 손에서 최신기술을 입으면 전형적인 경험이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으로 다가온다. 매일 마주하는 자연환경은 드러내지 않았던 복잡성을 보여주고, 시공간은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갤러리 리만머핀 서울이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개인전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