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도 물가가 크게 올랐다. 2월, 3월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이다. 3월 평균 상승률이 3.1%이지, 사과는 88.2%, 배는 87.8%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1.7% 뛰었다.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에 이르면서 물가 문제가 총선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예산 434억원 외에 1500억원을 투입해 과일과 채소 등 21개 품목의 납품단가와 할인 판매를 지원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
# 1990년대 체첸과 러시아는 전쟁과 테러를 반복했다. 러시아 탐사기자 안나 폴릿콥스카야는 이때 민간인까지 학살한 푸틴의 만행을 고발했다. 폴릿콥스카야는 2006년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 그로부터 18년이 흐른 2024년. 푸틴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아직도 대통령은 푸틴이다. 러시아는 22년 전 걷던 길을 아직까지 맴돌고 있다.1991년 냉전이 종식되고 소비에트연방의 공화국들은 차례로 독립을 선언했다. 연방의 맹주였던 러시아는 냉전 후 소비에트연방을 유지할 힘을 상실했다. 그나마 옛 소련의 국토와
직장을 퇴사하진 않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고 회사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없는 상태를 ‘조용한 퇴사’라고 한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조용한 퇴사’를 어떻게 생각할까.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직장인 10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조용한 퇴사의 인식을 살펴보자.‘현재 조용한 퇴사 상태인지’ 묻는 질문에 51.7%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중 12.7%는 ‘매우 그렇다’, 39.0%는 ‘대체로 그렇다’고 밝혔다. 조용한 퇴사를 택한 이유로는 ‘현재 회사의 연봉‧복지 등에 불만족해서’라는 응답자가 3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에
누군가로부터 “당신은 누구입니까?”란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자신의 이름을 대거나 자신이 하는 일 등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좀 더 복잡한 의도가 숨어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당신의 존재 혹은 당신의 자아 정체성에 대한 물음이었다면. 심리학 교수이자 신경과학자인 그레고리 번스는 저서 「‘나’라는 착각」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의 존재를 ‘단수’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자신을 단지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겠지만, 실제 당신은 ‘하나’가 아니라며 “우리는 몸이라는 실체를 갖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신선식품 구매가 어려운 지역을 ‘음식 사막’이라고 부른다. 미국인의 12% 이상이 ‘음식 사막’에 산다. 신선식품이 빈곤층을 나누는 잣대가 된 셈이다. 우리나라 소득 하위 20%도 물가 상승으로 식료품에 쓰는 지출이 늘면서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 대신 가공식품 소비를 늘리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제학을 알아봤다. 채소, 과일, 신선한 수산물과 육류를 먹는 것이 언제부터 고소득자의 특권이 됐을까.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은 1936년 영국 북부 탄광촌에서 겪은 체험을 담은 르포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이렇게 쓰고
상담을 하다 보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성격을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걸 느끼곤 한다. 상담자 대부분이 ‘금액’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다. 일견 맞는 생각이긴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공공주택의 경우엔 금액보단 기간이 더 중요하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청약을 준비 중인 30대 부부를 상담하면서 이 문제를 설명해 봤다.좀처럼 줄지 않는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실을 찾은 강한솔(가명·37)씨와 양은혜(가명·38)씨 부부.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족’인 부부는 번 돈의 상당부분을 ‘현재’를 위해 썼다. 틈틈이
스마트폰을 의무적으로 반납해야 이용할 수 있는 카페가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돈을 더 내더라도 관리자가 출석 여부를 체크하는 관리형 독서실도 성행한다. 하물며 불참 시 벌금을 내는 스터디 모임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자제력을 구매하는 시대가 낳은 새로운 트렌드다.디지털 디톡스 카페.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카페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애초에 일반 북카페로 문을 열었던 서울 역삼동의 ‘욕망의 북카페’는 디지털 디톡스 카페로 전환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카페 매니저 이인하(28)씨는 “책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야간관광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간관광을 지역경제를 살려줄 카드로 인식하면서다. 실제로 효과가 있긴 하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콘텐츠론 성공하기 힘들다. 환경ㆍ빛공해 등 야간관광에서 기인하는 태생적인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야간관광 정책을 펼치면 지자체 예산만 갉아먹을 수 있다.요즘 지방자치단체들엔 공통 과제가 있다. ‘사람 끌어모으기’다. 지역 내 인구가 줄면서 지역경제와 사회적 활력이 침체하고 있어서다. 이대로 가다간 지방이 소멸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제 지역
중장년이라면 30여년 전 편의점이 처음 들어왔을 당시의 생경함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가장 친근하고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그때만 해도 편의점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소비 채널이었다. 그래선지 이렇게 가까워진 편의점이 문득, 새삼스럽다.웬만한 동네면 24시간 불빛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이 보인다. 진열대엔 종류별로 구분한 상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응급의약품도 살 수 있고, 물건도 부치고, 공과금도 낼 수 있다. 어느덧 편의점은 잡화점 그 이상의 기능으로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신간 「어쩌다 편의점」은 식당, 카페, 빵집,
한국은행의 독립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일반국민 모두 설문조사에서 한은의 부정적 이미지로 독립성 부족을 꼽은 비율이 전년보다 높아졌다. 한은은 지난 3월 최저임금 우회안을 담은 노동 관련 보고서를 냈다. 지금은 교육개혁 보고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 관련 최근 행보를 비교해봤다. “독립성이 부족하다.” 전문가와 일반국민이 평가한 한국은행의 이미지다. 연합인포맥스는 한국갤럽이 작성한 ‘2023년 전문가 대상 한국은행 평판 조사결과 보고서’와 한국리서치가 분석한 ‘2023년 일반국민 대상
4년 전인 2020년 4ㆍ15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위성ㆍ비례정당 3곳은 평균 288일 존속했다. 총선 당시 합당은 없을 것이라 공언한 열린민주당을 빼면 평균 존속기간은 92일에 불과하다. 그러니 공약이 현실화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면서도 이들 3곳은 존속기간 137억원에 이르는 국가보조금을 챙겼다. 이번 4ㆍ10 총선에서도 위성ㆍ비례정당들이 국민을 위하겠다면서 공약을 내놨다. 과연 이들은 정당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치지형을
# 거대 양당이 의회 권력을 거머쥔 지금, ‘제3지대’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예민한 이슈가 충돌했을 때 ‘캐스팅 보트’를 할 수 있어서다. 20대 국회에선 국민의당이, 21대 국회에선 정의당이 그 자리에 있었다. # 하지만 때론 특정정당의 2중대란 도마에 올랐고, 때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22대 총선에서 등장한 제3지대 정당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해낼까. 위성·비례정당은 다음 파트에서 분석했다. [※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치지형을
“박스 버리는 게 일이다.” 온라인 쇼핑 이용객들 사이에서 나오는 볼멘소리다. 속도전을 펼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크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제품을 포장해 배송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생활폐기물 중 택배 포장재 폐기물이 30%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다. 환경부가 4월 30일부터 택배 과대포장을 규제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이유다. 문제는 시행을 50여일 앞두고 환경부가 ‘계도기간’을 선언했다는 점이다. “샐러드 드레싱을 주문했는데 빈 공간이 (제품의) 10배쯤 되는 큰 상자에 배송됐다.” “주문한 립스틱이 과한 고급 상자
우리 삼촌 김태경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우리 삼촌 김태경세 살 때 열병으로 청력을 잃고점점 시력도 떨어져 지금은,겨우 어둠과 빛만 구분한다.그런 태경이 삼촌이가끔 ‘무지개’ 동요 불러 달랜다.삼촌 손 잡고 마트 갈 때나는 괜히 눈물이 난다.“동산 위에 올라서서 파란 하늘 바라보면……” “무지개 동산에서 놀고 있을 때 이리저리 나를 찾는 아빠의 얼굴……”내가 수화로 노래 불러줄 때수화하는 내 손 만지며노래 듣는 태경이 삼촌움찔, 미안해지는 내 마음손끝으로 어찌 알아챘는지톡 톡,내 등을 안고 토닥여 준다.우리 삼촌 김태경그 손끝에 달
■ 반감기半減期 = 어떤 물질의 양이 초기값의 절반으로 쪼그라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반감기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물은 영국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다. 우라늄ㆍ토륨 등 원소가 ‘방사성 붕괴(원자핵이 에너지를 잃고 안정화하는 과정)’를 통해 다른 중간 원소로 전환하는 과정을 연구하던 어니스트는 방사성 원소의 양이 일정 시간이 흐르면 기하급수로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렇게 ‘일정량의 절반이 붕괴하는 시간’을 반감기로 정의했다.핵물리학 등 과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던 반감기란 용어는 오늘날 사회 분야에서 다양하게
권력은 꽃과 같다. 권력을 잃는 순간 이내 시들어서다. 그래서 직職을 잃은 후에도 존경받고 싶다면 권력을 갖고 있을 때 고개를 더 숙여야 한다. 그게 리더의 책무다. 백의종군 후에도 존경과 신의를 잃지 않은 이순신은 리더의 삶이 어때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것저것 따져보던 선조는 1597년 음력 3월 마지막 날이 돼서야 ‘이순신의 석방과 백의종군’을 결정했다. 다음날인 4월 1일 아침, 이순신은 옥문을 나와 숭례문 밖에 있는 민가에 도착했다. 둘째 아들(울)과 조카(봉·분), 윤사행, 원경 등이 그를 맞았다.이때 판서 윤자신尹自新
신좌섭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지난 3월 30일 별세했다. 그의 죽음은 갑작스러웠다.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후 의식을 찾지 못했다. 자기 자신도 준비하지 못했을 죽음. 향년 65세였다. 1978년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그는 한평생 의학교육인으로 살아갔다. 국내에서 해외까지 폭넓은 활동에 많은 후학이 그를 존경했다. 하지만 훌륭한 의사였다는 말로 그를 오롯이 담긴 어렵다. 그는 시인이었다. 죽음에서 피어난 시인이라는 점에서 그에게 죽음이란 삶과 같았을지 모르겠다.신좌섭 시인을 이야기할 때 많은 이들이 그의 아버지를 소환하곤 한다.
총선 공약은 언제나 ‘빈말’에 그쳤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건 약속 대부분이 ‘현실성 없는 공약空約’이었기 때문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내놓은 경제 공약은 과연 어떨까. ‘22대 4ㆍ10 총선 기획: 공약의 기록’, 이번엔 ‘4년 후를 위한 기록’ 편이다.[※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겠다면서 출사표를 던졌던 제3지대 정당이든 그들의 공약은 대부분 공언空言에 그쳤다. 더스쿠프가 통권 591호(4월 1일 발간)에서 기록
‘기본사회 5대 정책’ ‘결혼출산 지원금’ ‘주 4일제 전환’….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22대 총선 공약은 훌륭하다. 3고高(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에 지친 서민의 걱정을 덜어주겠다면서 ‘모든 이의 삶의 질質 향상’을 약속했는데, 사뭇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건지가 없다. 얼핏 봐도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한데, 뭘로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이번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늘 빈말만 늘어놨다.[※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
종합 엔터사 CJ ENM에 증권가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만큼 실적이 부진했던 이 회사가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일 거란 전망에서다. 증권가에선 지난 2월부터 CJ ENM을 분석한 리포트를 총 17개 발행했는데, 목표주가를 상향한 리포트는 11개에 이른다. 이중 2개는 매수 투자의견으로 기업 분석을 새롭게 시작했다.증권사들이 CJ ENM의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본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수익성의 발목을 잡아온 ‘악순환의 고리들’이 대부분 풀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CJ ENM이 적자를 기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