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류이치 사카모토 지음|청미래 펴냄 지난 4월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가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그가 생전 쓴 첫번째 자서전으로 10년 만에 재발간됐다. 2007~2009년 2년간 잡지에 인터뷰 형식으로 게재한 글을 묶었다. 당시 그가 갖고 있던 음악가로서의 고민과 동시대인으로서의 사유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유치원 시절 첫 작곡부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기까지…. 류이치 사카모토가 직접 밝힌 그의 반생半生을 들여다본다. 「내 장은 왜 우울할까」윌리엄 데이비스 지음|북트리거 펴냄 우리의 장腸은
우리는 설전이 오가는 현장을 자주 목도한다. 시사토론 방송이나 인사청문회처럼 중대한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자리는 물론, 집이나 학교·직장 등에서도 사적 논쟁이 적잖게 벌어진다.SNS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옳고 그름을 따지겠다며 시작한 말싸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중엔 논리적인 싸움도 있지만 우기기, 윽박지르기가 난무해 소모적인 말다툼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숱하다. 소통의 공간이 다양해졌음에도 감정적 대응과 극단적 의견들로 갈등이 심화하는 일이 늘고 있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제대로 피력하는 토론의
「요즘 미술은 진짜 모르겠더라」정서연 지음|21세기북스 펴냄“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예술 맞아?” 왠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요즘 미술’,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품 하나, 작가 한명을 넘어서 현대미술의 맥락과 흐름을 이해할 때 현대미술의 가치를 알 수 있다는 거다. 이 책은 12가지 키워드로 현대미술의 흐름을 풀어낸다. 책장을 덮으면 ‘난해하지만 우리 사회를 담고 있는’ 현대미술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선수 에디터스‧
우린 다른 지역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여행이나 귀농·귀촌을 떠올려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은 짧은 일정이거나 일회성에 그치기 쉽고, 유명 장소만을 방문해 지역의 진수를 느끼기도 어렵다. 귀농·귀촌 또한 준비 과정이 녹록지 않아 소수만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근 ‘단순히 경험하기’를 넘어 ‘여행처럼 살아보기’라는 대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의 진짜 모습을 알기 위해 일정 기간 살아보는 것이다. ‘더욱 깊은 여행을 위한 살아보기’ ‘배움과 회복을 위한 살아보기’ ‘지역에서의 일과 활동, 이주 준비를 위한 살아보기’ 등 그 유형도
「교육이 없는 나라」이승섭 지음|세종 펴냄 “1%의 인재를 2~3%의 인재로 만드는 명문대는 진짜 명문대인가?” 이 책의 저자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모든 교육 문제의 출발점은 고3까지만 어렵게 공부하고 이후 학습 자체를 멈춰버리게 만드는 ‘입시’와 ‘대학 서열화’라고 꼬집는다. ‘부모의 교육열’이나 ‘사교육 과잉’은 문제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거다. 그렇다면 교육이 살아있는 나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대학 서열화가 아닌 대학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짚는다. 「세계화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마크 레빈슨 지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을 때, 사람들은 인공지능(AI)과 로봇의 시대가 머지않아 본격화할 것임을 예감했다. 인간의 영역이 점차 로봇으로 대치될 거란 전망이 쏟아졌고 ‘로봇이 내 역할을 할 수도 있겠구나’란 우려로 이어졌다.어떤 직업군이 ‘로봇 시대’에 살아남을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당시 많은 전문가가 ‘화가나 작가처럼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직업군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지 않아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나오면서 AI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차이에서 배워라-해나 개즈비의 코미디 여정」해나 개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창비 펴냄스탠드업 코미디언인 해나 개즈비가 책을 한권 냈다. 해나 개즈비는 넷플릭스 프로그램인 ‘해나 개즈비: 나의 이야기’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유명 코미디언에게 기대할 수 있는 익숙한 성공 서사담이 담겨 있을 것 같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자폐·ADHD 진단을 받은 신경다양인이자 젠더퀴어로서 개즈비가 겪은 트라우마와 수치심을 고백한다. 글 속에서도 그에게 남아 있는 유머와 재치는 우리를 웃프게 한다. 「고고의 구멍」현호정 지음 | 허블 펴
우린 거의 매일,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저녁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진로를 결정하는 문제,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대 사안까지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에 빠진다. 문제는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의 대부분이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결정하는 마음」은 의사이자 오랜 시간 인공지능(AI)을 연구해온 저자가 AI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인간의 의사결정 문제를 분석한다. 선구적인 AI 연구자들의 최신 결과물과 논리를 소
「외계 문학 걸작선」 이갑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과학과 SF, 그리고 온갖 물리학 이론이 가득한 이 소설집은 9편의 소설로 이뤄져 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거대한 부조리극이자 블랙코미디다. 소재만 보면 다소 난해할 것 같은 이야기지만 SF는 결국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기에 낯선 첫인상의 이야기들은 오히려 우리의 익숙한 삶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매니페스토(Manifesto)」김달영·나플갱어·신조하·ChatGPT 외 지음 | 네오픽션 펴냄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그중 챗
기간 한정, 주문 제작, 유일무이, 재고 처분, 떨이 판매…. 우리의 마음을 조급하게 하는 단어들이다. 사람들은 희소성에 마음이 약해진다. 스타벅스 한정판 희귀 음료에 집착한다거나 예약 사이트의 ‘남은 좌석 2, 대기 8’ 알림에 불안해지는 것처럼 말이다.처음 가는 도시에서 식당을 고를 때 대부분은 손님 없는 식당보단 손님이 가득 찬 식당을 선택한다. ‘저 사람들은 내가 모르는 걸 알고 있는 거야. 손님이 많은 식당은 훌륭하니 저런 거겠지’라는 생각에서다. 어떤 검증을 거친 게 아니라 그저 군중의 선택을 따르는 경우다.이처럼 우리는
「페미니즘 한계에서 시작하다」우에노 지즈코·스즈키 스즈미 지음, 조승미 옮김 | 문학수첩 펴냄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른 작가 ‘스즈키 스즈미’가 주고받은 편지글을 엮은 「페미니즘 한계에서 시작하다」를 출판사 문학수첩이 출간했다. 익숙하지만 먼 나라인 일본에서 페미니즘 운동을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직설적 화법으로 고민을 돌려 말하지 않는 이 책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별국」공광규 지음‧연수 그림 | 바우솔 펴냄 공광규 시인의 시와 연수 작가의 그림을 만나 볼
“저는 부통령직을 수행하는 첫번째 여성이지만 마지막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이 된 카멀라 해리스가 제49대 부통령 수락 연설에서 한 말이다. 해리스는 정치 여정마다 ‘최초’의 역사를 쓰고 있다. 흑인 여성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에 선출되고, 미국에서 여성과 유색인종에게 가장 배타적인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으며,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아시아계·여성 부통령으로 취임했다.미국의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는 현재 미국의 넥스트 리더로서 가장 주목받는 이다. 여전히 백인 남성 중심인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기욤 피트롱 지음|갈라파고스 펴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스타’의 SNS에 ‘좋아요’를 눌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전달되는 ‘좋아요’는 어떤 경로를 통하는 걸까. 가상현실처럼 느껴지는 디지털 세계는 사실 육중한 물리적 실체를 갖고 있다. 이 책은 ‘좋아요’가 전달되는 경로를 추적하고, 디지털 세계를 구성하는 인프라를 탐사한다. 이 인프라를 갖기 위해 강대국들이 어떻게 ‘영유권 전쟁’을 벌이는지, 그 경쟁 속에서 지구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짚는다.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지나영 지음|자음과모음
라멘, 스시, 야키토리, 삭힌 생선…. 많은 이들이 일본 여행의 묘미를 음식에서 찾는다. 레시피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단순한 요리, 지루한 기다림 끝에 올라간 소박한 음식, 몇 대를 고집스레 유지해 온 메뉴까지, 세계인들을 사로잡은 일본 음식의 매력은 다양하고 무수하다.여기 일본 음식에 매료된 한 여행 저널리스트가 있다. 10년 전 친구가 건넨 한 권의 일본 요리책에 홀려 일본을 다녀온 그는 경험담을 직접 집필하고, 언젠가 이 세련된 요리의 땅을 다시 찾아가기로 마음먹는다. 「맛에 미치면 이렇게 된다」는 저자가 10년 만에 자신과의
「어린이희곡: 쿵푸 아니고 똥푸」최기우 각색‧차영아 원작 | 문학동네 펴냄희곡집을 만나기 어려운 시절이다. 반갑게도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인 동화집 「쿵푸 아니고 똥푸」가 어린이희곡으로 나왔다. 희곡으로 바뀌었지만 원작의 의미는 더 충실해졌다. 막과 장 사이에 크고 작은 이야기와 극적인 장면들이 더해졌다. 원작자인 최기우 작가는 “많은 분이 이 책으로 독자가 배우가 되고, 연출이 되고, 가수가 되고, 작곡가가 되고, 춤꾼이 되는 놀라운 변신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중급 한국어」문지혁 지음 | 민음사 펴냄2020년 출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회사들은 주로 ‘주식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다. 우리가 이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또한 대부분 주식회사에서 제공한다. 주식으로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해 주식회사들의 경영 상태를 면밀하게 주시하는 개인 투자자도 숱하다. 주식회사는 이렇듯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주식회사라는 구조가 있기에 기업은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주식회사는 사회·개인, 생산자·소비자, 주주, 재벌,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관계를 조절해 사회
「로컬 브랜드 리뷰 2023」모종린‧김보민‧박예솔 지음|포틀랜드스쿨 펴냄 ‘로컬(local)’의 전성시대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 숱하다. 하지만 어떤 지역은 독특한 콘텐츠와 브랜드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이 책은 로컬 브랜딩과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한국의 13개 지역을 소개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진구‧영도구, 대구 중구, 강원도 경주시, 전북 전주시, 충남 홍성군 등을 포함한다. 이들 지역을 통해 우리가 애정하는 지역이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해답을 찾아나간다. 「호텔 이야기」임경선 지음|토스트 펴냄
“주인이 천천히 1㎞를 걷는 동안 주변을 달리며 돌아다닌 개는 4㎞를 산책했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이고 개는 증권시장이다.… 경제는 지속 발전하지만 한 걸음 또는 두 걸음 멈추기도 하고 때때로 뒷걸음질 치기도 한다. 하지만 증권시장은 같은 시기에 100번도 넘게 위아래로 널뛰듯 변동한다.”“나는 웨이터가 추천하는 메뉴를 주문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런 메뉴는 대개 그 레스토랑에서 빨리 팔아버리려는 거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이나 투자 조언의 90%도 마찬가지다. 참고할 만한 좋은 조언은 정말 매우 드물다.” ‘유럽의 워런
「수의사는 오늘도 짝사랑 중」김명철 지음|김영사 펴냄 어느 직업에나 ‘기쁨’과 ‘슬픔’이 있다. 이 책은 직업 밀착 에세이 시리즈 ‘일일드라마’의 수의사 편이다. 주인공은 고양이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김명철 수의사다. 그는 수의사란 직업을 통해 ‘동물을 돌보는 기쁨’과 ‘동물의 아픔을 보는 슬픔’을 함께 느낀다. 수많은 우연이 모여 선택한 수의사의 길이 필연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병원을 찾아오는 다양한 사연과 인연을 소개한다. 「산에 오르는 마음」로버트 맥팔레인 지음|글항아리 펴냄산악인이자 문학가인 로버트 맥팔레인이 2003년 쓴 책
전 세계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endemic) 전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어려움에 휘청이고 있다. 여러 경제 상황과 각종 지표는 경제침체가 지속할 거란 위기감으로 이어져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문제는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경제위기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게 어렵단 점이다.지금의 경제위기는 왜 발생하고 어떻게 진행됐으며,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경제파국으로 치닫는 금융위기」는 이 질문에 대한 해명을 하나하나 짚어낸다. “경제학에도 병리학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제병리학’의 일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