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 사용료 내라’ ‘못 내겠다’. 국내 이동통신3사와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망 사용료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국내 빅테크는 망 사용료를 내는데 무슨 근거로 해외 빅테크 기업은 돈을 내지 않느냐’며 따져 묻는다.#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빅테크도 할 말이 많다. ‘해외 통신망에 돈을 내는데 왜 한국에서 또 내야 하느냐’고 반박한다. 이중부담이란 거다.# 문제는 양쪽 모두 ‘소비자’를 볼모로 잡은 채 갑론을박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빅테크는 ‘망 사용료를 내면 품질을 떨어뜨리겠다’는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은 1년 만에 완전히 정반대로 움직였다. 가격이 내려가자 시장에서 돈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당장 부메랑이 날아왔는데, ‘미분양’이었다. 정부는 건설업계가 붕괴하는 걸 막기 위해 5조원의 혈세를 ‘대출 보증’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런 미봉책으로 미분양 사태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진 의문이다.6만8107호. 2022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미분양 주택 수다. 11월 미분양 주택 5만8027호보다 17.4% 늘었다. 2021년 12월과 비교하면 더 심각하다. 1만7710호였던 미분양 물량은 1년 만에
전세보증금의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건 2년 전입니다.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메우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가파르게 침체하면서 전세보증금도 이전보다 크게 가라앉았습니다. 2년이 지난 올여름 깡통주택의 난이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럼 지난 2일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은 유효한 방어막이 될 수 있을까요.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고가 수백건씩 터지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전세보증보험을 운영하는
# KT의 탈통신 전략은 성공했다. 통신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팔색조처럼 변신한 모습에 시장은 호평을 쏟아냈다. 그 중심엔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ㆍ디지코)’ KT를 선언한 구현모 대표가 있었다. 임기 종료를 앞둔 구 대표의 연임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 그런데 변수가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후보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구 대표의 발목을 잡아챘다. 여권에서도 ‘부적절한 CEO’라면서 힘을 보탰다. 당장 ‘관치론’과 역풍이 함께 불어닥쳤다. 좋은 성과를 거둔 CEO에게 다시 기회를 주겠다는
# 여기 2개의 신조어가 있다. 시청자가 TV 앞을 떠나는 현상을 뜻하는 ‘코드 커팅(Cord cutting)’과 기존 플랫폼이 붕괴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넷플릭스 당하다(Netflixed)’이다. 두 단어의 공통점은 모두 넷플릭스의 거대한 성공에서 파생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그만큼 신드롬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넷플릭스의 기세도 조금씩 꺾였다. 실적은 정체기를 맞았고, 경쟁업체들은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굵직한 콘텐츠를 줄줄이 선보였다. 그러자 ‘광고 없는 영상’ ‘계정 공유’로 세력을 키워온 넷플릭스가
# 소비자가 빈병을 소매점에 반환하면, 도매상이 이를 수거해 제조사에 전달한다. 제조사는 수거된 빈병을 선별·세척해 재사용한다. 소주병과 맥주병은 평균 8~10번 재사용돼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이다. 1985년 도입한 ‘빈용기 보증금 제도’의 골자다. # 하지만 이 제도에서 발생하는 수혜 대부분은 제조사가 누린다. 소비자로부터 돌려받은 숱한 빈병을 보관하고 도매상에게 넘기는 수고는 ‘소매점’의 몫이다. 이 불합리한 제도, 이젠 바꿀 때도 되지 않았나.“동네슈퍼에서 빈병을 반환하려고 하는데 수거 날짜가 아니라면서 거부하더라.”
#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새로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도입한 이 요금제는 광고를 봐야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대신, 가격이 기존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형 요금제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날 거라는 게 넷플릭스 측의 설명이다.# 해가 바뀐 2023년엔 좀 더 과감해졌다. ‘계정 공유 금지’란 새 원칙을 꺼내 들었다. 앞으론 가족을 제외한 제3자가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할 수 없다. ‘소비자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내건 광고형 요금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계정 공유 금지에선 가입자 수를 늘리겠다는 넷플
# “일회용컵으로 커피 등 음료를 구매할 때 보증금 300원을 냈다가 컵을 반납할 때 되돌려 받는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의 방식이다. 언뜻 보기엔 간단한 이 제도는 정작 현장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 무엇보다 커피·음료·제과제빵 등 점포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브랜드만을 대상으로 삼은 탓에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아울러 보증금을 지불한 컵인지를 구분하는 바코드 라벨을 붙이는 것부터 컵을 회수‧보관하는 것까지 모두 가맹점주의 몫이다 보니 이들의 반발도 컸다. 무인회수기 등 일회용컵
# 말 많고 탈 많은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처음 도입한 건 20년 전이다. 2002년 환경부와 프랜차이즈 업계 간 자율협약으로 도입한 이 제도는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강제성이 없다 보니 참여가 저조했고, 보증금도 50~100원(현행 300원)에 불과해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려웠다. 보증금을 관리할 주체가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런저런 문제가 겹치면서 이 제도는 2008년 폐지됐다.# 사라졌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2020년 다시 등장한 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일회용컵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넘쳐나는 폐기물 문제가 대
2140만8000명.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수다. 전체 인구(5162만8000명)의 41.5%, 전체 경제활동인구(2867만4000명)의 74.7%가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란 얘기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국민 삶에 직접적이고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나침반은 어느 곳을 가리키고 있을까.“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노동자 권익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5월 1일(노동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 지난해 7월, 독일 완성차 제조업체 BMW는 웬만한 차에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구독형 옵션’으로 넣겠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소비자들은 이미 차량에 탑재해 놓은 기능을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 자체가 ‘치사한 비즈니스’라면서 반발했다. # BMW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본 기능을 선택적 구독으로 돌리는 이른바 ‘구독 옵션’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그중엔 테슬라도 있다. 더스쿠프가 서울벤처대학원대 구독경제전략센터장인 전호겸 교수와 함께 이 치사한 비즈니스에 펜을 집어넣었다. 세상에서 가장 치
모두가 힘들어하는 3고高 시대, ‘나홀로’ 쾌재를 부르는 곳이 있다. 무시무시한 ‘고금리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시중은행이다. 그럼에도 시중은행은 몸집 줄이기에 급급하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와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영업점 통폐합에 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이를 통해 불편함을 겪는 고객이 적지 않다는 거다. 최근 몇 년간 겨울이면 어김없이 금융업계에 삭풍朔風이 몰아쳤다. 새 회계기준 도입, 수익성 부진, 비대면 거래 증가 등 삭풍의 이유는 다양했지만, 결국은 위기를 넘기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었다. 2017~2018년 생명보험업
# 요즘처럼 강추위가 이어지는 겨울에 차를 탈 때 필요한 필수 옵션이 있다. 엉덩이를 따뜻하게 해줘서 ‘엉따’로 불리는 열선시트다. 요샌 웬만한 중저가 차에도 기본사양으로 들어가는 기능인데, 이걸 쓰기 위해 매달 돈을 내라고 하면 어떨까.# 미래의 도로 위 상황을 가정해보자. 자율주행차가 대중적으로 확산해 너도나도 운전대를 놓고 차에서 한숨 자는 시대. 그런데 이 자율주행 기능을 쓰려면 이미 지불한 자동찻값 외에도 매달 추가로 돈을 내야 하면 어떨까. 사고가 났을 때 에어백을 5개 터뜨리는 기능은 월 1만원을 내고, 7개를 터뜨리는
# 34위. 최근 한 인터넷 측정 사이트에서 전세계 국가 중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순위입니다. 줄곧 ‘인터넷 강국’이란 타이틀을 달아온 한국 입장에선 꽤 자존심이 상하는 결과입니다.# 그래서인지 정부에선 즉각 이를 반박하는 자료를 냈습니다. 한국의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 수준을 생각하면 측정값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겁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광케이블 보급률 1위(86.61%), 유선 인터넷 속도 1위(2019년 기준)를 기록했던 걸 생각하면 일견 타당한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
# 스마트폰은 크기 대비 가격이 비싼 전자기기 중 하나다. 한 손 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지만 가격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더구나 교체 주기도 1~2년으로 짧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살 때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소비자로선 어떤 스마트폰이 더 나은지 확신하긴 어렵다.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요즘 스마트폰은 생김새부터 기능까지 전부 비슷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요즘 젊은 소비자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물건을 구매하는 ‘가치소비’를 지향한다. 구입했을 더 큰 만족감을 안겨줄 제품에 지갑을 열어젖히는 거다.# 이쯤에서 스마트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 화면이 반으로 접힌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를 가능케 한 건 삼성전자의 기술력이다. 2019년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접히는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렇듯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지만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경쟁에서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외형을 바꾼 것만으론 애플의 충성 고객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고객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폐쇄적인 운영체제 iOS를 기반으로 한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층간소음 성가심’ 정도는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다. 층간소음 분쟁에서 피해자가 피해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30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 소식을 알리면서 이렇게 밝혔다. 과연 정부의 기대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올해 1월 2일 새로운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이 적용됐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세대간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한 거다.[※참고: 이 규칙은 환경부와 국토교
“공기업의 성과급 재원은 인건비에서 떼어낸 것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공기업이 성과급을 받아도 되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때면 늘 등장하는 반박입니다. 30조원이 넘는 영업적자(2022년 실적 전망치)가 예상되는 한국전력공사를 둘러싸고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역시나 같은 반박이 나옵니다. 그럼 이 주장은 사실일까요? 더스쿠프가 그 근거를 캐봤습니다.“적자가 쌓이는데도 한전은 성과급을 챙겼다.” 이런 비판만 나오면 한전 직원들은 이렇게 반박합니다.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경영평가성과급이라는 명목으로 받
# 일론 머스크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말을 여러 차례 바꾸며 잡음을 일으켰고, 테슬라 주식 30조원어치를 판 이유도 계속 바뀌고 있다. #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고금리로 성장주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올해에도 투자자들이 머스크에게 보내는 신뢰는 계속될 수 있을까. 2000억 달러(약 250조원)를 버는 일이 힘들까, 2000억 달러를 순식간에 잃는 일이 더 힘들까. 일론 머스크는 올해 들어 이 두가지 일을 겪은 유일한 사람이 됐다.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31일
국내에 ‘부동산 컨설팅’이 등장한 건 1980년대 말이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 투자를 위한 컨설팅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부동산 컨설팅 분야엔 전문성도, 법적 근거도 없다. 이 때문에 서울과 인천에서 불거진 깡통전세 사기와 빌라왕의 등장은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부동산 컨설팅’과 떼려야 뗄 수 없다.1988년. 우리나라에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처음 생긴 해다. 이 시점부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컨설팅’ 방식의 사업이 퍼져 나갔다. 이 무렵 탄생한 부동산 컨설팅은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개발ㆍ처분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