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이 새해 첫 기획 공연으로 가족음악극 “템페스트”를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린다. 2015년 8월 공연된 이후 약 3년만의 재공연이다.

가족음악극 “템페스트”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재해석한 연극이다. 원작 "템페스트"는 동생 안토니오의 배신과 나폴리의 왕 알론조의 계략으로 딸과 함께 버려진 밀라노의 공작 프로스페로가 외딴 섬으로 쫓겨나게 된다. 이후 프로스페로는 마법을 익혀 복수를 꿈꾸지만 자신의 딸과 나폴리의 왕자가 사랑하게 되어 모든 것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그린다.
2009년 제작된 가족음악극 “템페스트”는 나폴리와 밀라노를 배경으로 한 원작 “템페스트”를 삼국유사 속 이야기로 변화시켰다. 복수를 꿈꾸는 프로스페로가 가락국의 왕 질지왕으로, 나폴리의 왕 알론즈는 신라의 자비왕으로 바뀌는 등. 원작의 인물과 배경을 한국의 전통문화로 탈바꿈시켜 친숙하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오태석 연출가는 2월 1일 본 공연 진행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역사로 재해석해낸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원작이 보여주는 서양의 문화를 제대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그로인해 셰익스피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오태석 연출가는 관객들에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좀 더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원작을 각색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연출가는 한국의 역사에 기록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과 함께 전통음악, 전통무용 등을 이용해 원작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보다 친숙하게 관객에게 전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후 진행된 공연 시연을 통해서 한국식으로 재해석 된 “템페스트”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한국식 의상을 갖춰 입은 인물들이 펼치는 무용과 판소리, 전통가락이 무대를 가득 채웠으며, 원작이 담고 있는 화해의 메시지를 친숙한 우리 문화의 모습으로 표현해냈다.

오태석 연출가는 “나이를 먹으면서 자꾸 단순해지고 어려지는 것 같다”며, 3년 전 공연과 다른 차이점을 밝히기도 했다. 공연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인물의 대사, 표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대를 단순하게 꾸며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출가는 가족음악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 가족이 어울려 볼 수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공연이 기억될 것이라 이야기했다.
셰익스피어의 원작 “템페스트”를 우리의 역사로 재해석해내며, 우리의 가락과 무용으로 표현해낸 가족음악극 “템페스트”는 2월 1일부터 2월 21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