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 북 콘서트,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오길 바란다는 강병융 소설가
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 북 콘서트,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오길 바란다는 강병융 소설가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8.02.12 21:56
  • 댓글 0
  • 조회수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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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콘서트 사진 <사진 = 박도형 기자>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지난 7월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서울광장 앞을 가득 매웠다. 성적 다양성을 인정해야한다는 이들은 주최 측 추산으로 5만 명이 모였으며, 이들의 옆으로는 보수단체의 시위가 일어났다. 보수단체는 성별에는 남과 여만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차례 반복됐을 이러한 광경은 이제는 익숙하기까지 하다. 

지난 2월 8일 마이북 서점에서 강병융 소설가의 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 북 콘서트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서 강병융 소설가는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삶”에 대해 청중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고등학교 야구선수인 주인공 ‘유아이’의 손가락에 눈이 생기며 일어나는 일들이 그려진다. 야구경기 도중 ‘유아이’ 손가락에 가려움을 느낀다. 경기를 우승했지만 ‘유아이’는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움만 신경 쓰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지럽던 손가락에 ‘세 번째 눈’이 생긴 것을 알게 된다. 그 순간부터 유아이는 어느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해야 할지, 누구에게 상담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남들과 다른 상황에 방황을 시작한다. 이 방황의 과정에서 ‘유아이’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다름’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마이크를 잡은 강병융 소설가 <사진 = 박도형 기자>

강병융 소설가는 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이 주인공 ‘유아이’를 통해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아이’가 다른 ‘다름’을 가진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 과정과 ‘다름’을 ‘이상한 것’으로 보지 않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소설로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이다.

강병융 소설가는 이번 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의 이야기가 현재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삶과 연관이 깊다고 말했다. 강병융 소설가는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현재 “외국인 노동자”로서 살고 있다 밝혔다. 이주 노동자로서 자신이 비주류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불편함을 느낄 지점이 없는 해외 생활이 소설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어서 강병융 소설가는 자신이 바라본 한국 사회 모습도 소설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소설가는 현재 한국 사회가 사람들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 “주류의 삶을 강요하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소수자들을 다르다는 이유로 ‘이상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밝혔다. 이어서 소설가는 주류에 속하기 위해 대다수 사람들이 혹사당하고 있으며, 이런 사회 대다수의 사람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소설로서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강병융 소설가는 ‘다름’을 가진 사람들을 “같은 사람이라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소설가는 개인이 갖고 있는 개성과 취향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 차이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다면 “물 흐르듯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청중에게 전했다.

이날 북 콘서트를 통해 청중과 이야기를 나눈 강병융 소설가는 2002년 “정신과 표현”을 통해 데뷔했으며, 소설집 “무진장”,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장편소설 “상상 인간 이야기”, “Y씨의 거세에 관한 잡스러운 기록지” 등이 있다. 현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 아시아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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