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동물카페를 동물원으로 등록하라고요?’ 동물 관련 법안따라 등록, 운영했더니 남는 건 규제 뿐...
‘이색동물카페를 동물원으로 등록하라고요?’ 동물 관련 법안따라 등록, 운영했더니 남는 건 규제 뿐...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7.18 14:03
  • 댓글 0
  • 조회수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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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 관련 법안이 무더기로 발의되고 있다. 동물원과 수족관, 이색동물카페, 동물 택배 등 동물과 관련된 산업적 영역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몇 달 단위로 쏟아져 나온다. 때로는 거의 같은 내용의 법안이 어미와 항목 한두 개 정도만을 바꿔서 발의되기도 한다.

이처럼 수많은 법안이 발의된 것은 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이지만, 많은 법안 발의로 인해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법안이 이전과 달리 복잡해지면서 동물 사업을 하는 업주들은 다양한 규정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지자체의 공무원들이 환경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영업 현장을 확인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규정을 어기는 점주들에게만 경고가 주어지면 좋겠지만, 법안에 대한 오해 속에서 규정에 맞게 일하는 성실한 점주들마저 실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뉴스페이퍼에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수원 지역의 이색동물카페인 H업체는 경기도청 공무원의 방문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H업체는 이색동물카페로 야생동물 및 가축을 9종, 반려동물 6종을 보유하고 있다. 현행법 상 동물전시업으로 등록된 업체 중 야생동물 및 가축을 10종 혹은 50개체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동물원’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H업체의 경우 동물원으로 등록해야 하는 기준보다 보유동물이 미달하므로 동물원으로 등록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업체에 방문한 공무원은 해당 업체에 위법확인증을 끊고 동물원으로 등록을 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업체에서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는 동물 중 개와 토끼를 가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개와 토끼는 동물보호법상에서는 반려동물로 분류되지만, 축산법 상에서는 가축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개와 토끼는 단순히 가축과 야생동물 모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축산법에 따르면 ‘가축’은 축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동물을 말하고, 동물보호법에서는 반려의 목적으로 사육하는 개와 토끼는 반려동물로 지칭한다. 즉 H업체의 개와 토끼는 축산업이 아닌 반려의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분류상 반려동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공무원은 H업체가 입장료를 받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H업체는 ‘동물전시업’으로 등록되어 있어 입장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다.

더욱이 H업체는 동물판매업으로도 등록되어 있다. 동물보호법에 의해 분류되는 동물판매업은 통계청장이 고시한 애완동물 도소매가 가능한 업체로, 판매 목적으로 다종의 동물을 들여오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판매를 위해 들여온 동물을 이유로 무조건 동물원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주장은 온당치 못하다.

H업체 관계자는 방문한 도청 공무원에게 상세한 내용을 설명했으나 “내용을 잘 확인하지도 않고 10종이 넘는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법에 대한 위반 업체로 낙인이 찍혔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저희는 통계청장이 고시한 애완동물 도소매점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러나 (방문자는) 내용을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 않았다.”며 “관련규정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졸속행정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뉴스페이퍼는 경기도청 자연생태팀에 연락하여 H업체에 위반확인증을 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기준을 물었다. 자연생태팀장은 해당 업체가 ‘10종 이상의 동물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자세한 사항은 방문 담당 직원을 통해 알 수 있을 거라 했으나, 담당 직원과는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동물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된 상황이다 보니 동물보호법에 따른 동물원, 동물전시업, 동물판매업에 대한 규정이 애매하게 느껴지는 현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관련 업자들 중 많은 이들은 규정을 더 세심하게 알아보고 꼼꼼하게 매장을 운영해나가고 있다. H업체도 바로 그런 매장 중 하나이다. 선량한 점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동물 관련 업체에 방문하는 담당 공무원들은 법안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여 문제되는 지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애매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하고, 협의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법안에 명시되지 않거나 애매하게 느껴지는 지점까지 전부 규제로 대처하는 방법은 정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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