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시집과 평전으로 따라간 발자취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시집과 평전으로 따라간 발자취
  • 윤윤주
  • 승인 2021.03.0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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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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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송희 에디터]
[사진 = 한송희 에디터]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1821∼46년) 신부가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2021년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며 김대건 신부의 짧지만 우직한 신념과 일생을 시로 찬미하거나 생생하게 담아낸 평전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김대건 신부는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세계기념인물 중 종교인으로는 마더 테레사에 이어 두 번째 인물이다.

유네스코는 1784년 천주교가 한국에 전해진 이후 61년 만에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라는 점과 그의 삶과 업적이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이념과 부합하다는 점을 들어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김대건 신부는 1836년 나이 15살에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마카오로 유학길에 올랐다. 1845년 중국 상해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힘겹게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1846년 6월 체포되어 국경을 허가받지 않고 넘나든 것과 천주교를 몰래 전파한 죄로 9월 15일 한강 변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그의 나이 25살이었다. 

김대건 신부는 투철한 신앙과 신념으로 성직자로서 조선의 계급사회 안에서 평등사상과 박애주의를 실천했다. 또 지리학자로서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명확하게 표기한 <조선전도>를 제작해 조선을 유럽 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분의 차별 없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던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담은 시집을 낸 배두순, 김남조 시인과 평전을 낸 유홍종, 이승하 등의 작품을 살펴보자.

 

'김대건 신부의 마음을 느끼는 시인 배달순, 김남조'

시인 배달순은 20여년 간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담아 장편 서사시를 써왔다. 1985년 첫 서사시 『聖 김대건』 단행본을 출간한 뒤, 김대건 신부의 순교 150주년을 기념해 이를 개작, 증보하여 펴낸 장편 서사시집 『성 김대건 신부』을 1996년 출간했다. 이후 2006년 김대건 신부가 순교한 지 160주년이 되는 해에 『아! 김대건 신부(동이)』를 출간했다.

1996년 출간된 『성 김대건 신부』의 책 소개를 보면, 배달순 시인이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를 중심으로 당시 상황과 함께 활동했던 주변 인물들(최양업, 정하상, 현석문, 샤스탕 신부 등)의 활동상과 당시 조선 성교회의 모습을 담아 선조들의 빛나는 순교정신을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그 밖의 사건들은 한 주제 아래 각기 다른 소재로 이어가는 일종의 옴니버스 형태를 취하고 있다.

“뜻밖에도 이날/그에게서 내린 특별한/선물, 그 빛나는 이름./이날 어릴 적의 아명 ‘재복’이란/이름 대신에 다시 얻은 새로운 이름/‘대건’…./아! 뒷날 조선 천주교회의/주춧돌,/조선의 첫 사제가 되어/이제 굳건한 믿음의 머릿돌/머릿돌이 된/그 뜻깊은 이름, 대건!/아, 김대건 신부.”

이후, 2006년에 출간된 『아! 김대건 신부(동이)』는 김대건 신부에 관한 자료를 더 수집, 고증해 김대건 신부의 탄생부터 중국유학, 사제서품을 받고 조선에 들어와 순교하는 과정을 생생히 담았다. 단순히 조선인 최초의 사제로만 알려진 김대건 신부를 민족주의적 정신이 투철하고 서양의 선진문물을 조선에 전래하려던 선각자로서 재조명한 면모도 잘 나와 있다.

“그날 햇빛 부시게 쏟아지는 한강/새남터의 드높은 하늘 아래/푸르게 깃발 장대 위에서 펄럭이고/술 취한 망나니들이 칼날 번쩍이면서/덩실 더덩실 춤추며 죽음 부를 때/조선의 사제 김대건 신부는/늠름하게 이 땅 위를 걷고 있었다./그때 핏물 튀면서 번지는 하늘,/딸기빛 조선의 하늘 위를/아! 김대건 신부는 가고 있었다.”
 

다음으로 시인 김남조의 시집 『시로 쓴 김대건 신부』는 1983년에 출간했다. 이후 34년 만인 2017년 고요아침 출판사로 옮겨 개정본을 냈다.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시로 표현했다. 1821년 출생부터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체포돼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신앙과 헌신, 지혜와 순교까지를 기록한 삶이 담겨있다.

말할 수 없어라/온 세상의 말로서도/이 신비 나타낼 수 없어라/신의 특별하신 간택이/만인 중에서 가려 뽑은 자에게/성령의 불의 인(印)을 찍으심을

김남조 시인은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수’,‘잔상’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래, 1953년 첫 시집 ‘목숨’을 시작으로 ‘정념의 기’, ‘사람아, 사람아’ 등 20여 권의 시집을 발간하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순수시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돌, 그의 생애를 돌아보는 평전들'

유홍종 작가의 『새롭게 읽는 김대건 이야기』는 현대인의 시각에서 새롭게 재구성해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다룬 전기다. 

저자는 김대건 신부의 삶을 논픽션으로 그려내기 위해 그의 동선과 행적을 역추적하듯 입체적이고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마카오 신학교 시절, 신품성사를 받기 전후의 활동과 조선교구의 주교 입국을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인 그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또 조선시대 천주교회의 태동과 발전을 써 내려가며 조선의 유교사회와 서학사상이 충돌하면서 신앙인들의 저항과 박해와 함께 외국인 선교사들의 감동적인 선교활동도 중점적으로 다뤘다.

저자는 1974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뒤, 소설 ‘불새’,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 중편 소설 ‘서울에서의 외로운 몽상’, 논픽션 ‘명성왕후’, 한국천주교회사 ‘왕국의 징소리’ 등을 쓴 중견작가이다.

『최초의 신부 김대건』은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승하가 본격적으로 김대건 신부의 족적을 추적한 평전으로, 김대건 신부의 모험가이자 순교자로서의 행적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유교사상과 서학사상이 서로 충돌하던 시기를 조명함으로써 김대건 신부가 단순히 종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민족 구원의 신념을 가진 선구자적 역할이었음을 강조한다. 그 신념을 짧지만 굵직한 일생에 거쳐 조정의 박해에도 굴하지 않았던 ‘피로 지킨 신앙’이었음을 충실히 설명한다. 하여 김대건 신부의 삶을 일대기적으로 살피는 것을 넘어 그의 선택과 결정을 현대 시대와 함께 이해하게 한다.

또한 김대건 신부의 선교활동의 여정 속 박해의 위기와 두려움을 잘 녹여내 청년 김대건의 심리를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게 했다. 현대문으로 옮겨 실은 김대건 신부의 편지는 죽음 앞에서도 민중을 구원하려 했던 그의 확고한 신념과 용기를 독자에게 전달해 준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이승하 작가는 “김대건 신부는 스물여섯 젊은 나이로 순교했지만 엄청난 모험의 길을 걸었던 용감무쌍한 젊은이였다는 것은 잘 모릅니다. 요즈음 취업난으로 애를 먹고 있는 젊은이들이 설사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알게 되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국가에서 금한 천주교를 전파했다는 이유로 목이 잘려 죽는 이미 효수형이 선고된 상태에서 한 치의 두려움도 없이 감옥 안에서 장문의 유서를 씁니다. 수험생 때나 대학생 때 논술문을 써본 젊은이라면 김대건 신부의 유서를 읽고 감탄을 할 겁니다. 중국에 제갈량의 <출사표>가 있다면 이 땅에는 김대건의 <고별사>가 있습니다. 이 글을 저는 모든 천주교인과 힘든 나날을 보내는 젊은이들에게 읽히고 싶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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