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희 관장에게 들어보는 공공도서관의 이야기. 다 함께 행복한 공공도서관
신남희 관장에게 들어보는 공공도서관의 이야기. 다 함께 행복한 공공도서관
  • 한송희 기자
  • 승인 2022.01.18 20:25
  • 댓글 1
  • 조회수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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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남희 관장
사진= 신남희 관장

 

지난 20년간 어린이와 청소년의 문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전국 곳곳에 도서관을 세우며 노력해 온 신남희 서울 중랑구 대표도서관장이, 공공도서관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 『다 함께 행복한 공공도서관』을 발표했다.

신남희 관장은 청소년을 위한 민간 도서관인 ‘새벗도서관’을 열어 20년 넘게 운영했으며, 전국에 어린이도서관을 세워 주는 프로젝트였던 MBC <느낌표> ‘기적의도서관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대구시 최초의 구립공공도서관 공모직 관장을 역임하기도 하였으며, 현재 서울 중랑구 대표도서관장을 맡는 등, 우리나라 도서관의 다양한 현장을 경험했다.

책은 1부 공공도서관이 가야 할 길, 2부 작은도서관에서 공공도서관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공공도서관이 가야 할 길’에서 신 관장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로 사서직의 부족, 사서 양성 시스템의 문제, 공공도서관의 설립과 운영 주체의 문제, 지역대표도서관의 위상과 역할, 지역 간 도서관 격차 등을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전국 공공도서관 수가 1,172개에 이르렀고,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도서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거나 건립 중이다. 도서관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현재, 신 관장은 본문에서 “공공이 도서관 건립의 당위성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시대가 되어 반갑다”면서도, “이제 도서관 건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서관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공공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합의해 나갈 때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지금까지 거쳐 온 크고 작은 도서관에서의 경험을 담은 2부 ‘작은도서관에서 공공도서관까지’에서 신 관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한다.

 

책표지
이미지=한송희 디자인

 

공공도서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담은 이 책은 공공도서관 관련 정책 부서 담당자, 공공도서관 관리자 및 사서, 문헌정보학을 공부하는 이들, 그리고 공공도서관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는 뉴스페이퍼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1.최근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 읽는 공간을 넘어 문화 거점으로써 다양한 행사와 교육등 요구가 다변화 되는 것 같습니다. 신남희 선생님의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공공도서관의 모습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시민들이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도서관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 주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손 잡아주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 되면 좋겠습니다. 늘 환대해주고 오래 머물고 싶으며,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연대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길 기대합니다.

2. 이러한 부분은 책에도 잘 나온 것 같은데요. 이러한 역할에서 중요한건 사서의 역할인거 같습니다. 사서의 역할 역시 변화하는 것 같은데 어떤 것이 요구 될까요? 

지금까지 사서는 최신 자료를 구입하여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찾아주는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최근에는 독서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기획자이자 행사전문가, 동아리 조직과 운영, 마을 단체와 연계 협력 등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정적으로 찾아오는 이용자에게 서비스하는 것에서 동적으로 이용자를 찾아가고,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통해 성장하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역할로 변화하는 것이지요. 기존 역할에 더해 도서관 기능의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인력 증원과 충분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만 사서들이 새로운 역할을 더 잘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운영의 주체와 의지인거 같습니다. 지금의 도서관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 있을까요?

막대한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공공도서관의 운영주체가 제각각이다보니 운영철학과 시스템이 모두 다릅니다. 공공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는 운영주체의 도서관에 대한 이해부족은 걱정스러운 수준입니다. 관료시스템의 최말단기구로 도서관이 존재하다보니 도서관의 철학과 원칙이 지켜지기 어렵고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지 않는 도서관 관리자는 무력하고, 직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4. 위의 자세한 답변은 책에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쓰시기로 한 이유와 목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도서관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환기되며, 인프라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에 견주어 도서관운영시스템과 인력 등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논의의 중심에 떠오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도서관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제반 체제가 근본적으로 정비되어야 하며, 그런 부분에 대해 사회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공공도서관은 그 근본철학에 부응하여 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될 필요가 있습니다. 

5. 공공도서관, 특히 협동조합 도서관 등 다양한 도서관을 경험해 보셨을 것인데 어떤 도서관 주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시는지요? 그 방향성을 듣고 싶습니다.

공공도서관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공무원 총정원제나     예산절감 등의 이유로 공공의 많은 사무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지자체 설    립 공공도서관의 상당수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구립도서관 대부분과 지방의 일  부 도서관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여러 문제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직접운영의 경우에는 인력부족, 관료적 운영형태가 가장 문제이며, 민간위탁의 경우에는 운영주체의 철학부족  과 전문성 미비 등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도서관 개관 준비단계에서 도서관재단을 설립하여 구립도서관을 일괄위탁하는 방안이 검토된 적이 있는데, 직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면 이런 방법도 지금 시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참여를 높여 ‘도서관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고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도 공공도서관의 공익성을 높일 방안으로 도입해보면 어떨까합니다. 현재의 시설관리공단이나 문화재단 기타 민간단체에 의한 도서관 위탁운영제도는 근본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결국 제도보다는 사람의 문제이긴 하지만, 조금더 합리적인 체제를 마련하는 일에 지혜를 모아가는 과정도 필요할 것입니다.
  
6. 긴 시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으면 편하게 못다 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공공도서관은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고, 전문가를 통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일하는 도서관 사서 및 직원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면서, 도서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참여도 한다면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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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22-01-19 20:15:14
오~ 정말 좋은 책이 나왔군요.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