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작은 교실에서 배운 삶의 방법, “나의 덴마크 선생님”
행복의 나라 작은 교실에서 배운 삶의 방법, “나의 덴마크 선생님”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2.03.02 15:49
  • 댓글 0
  • 조회수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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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송희 에디터 작업
사진=한송희 에디터 작업

 

이제 대안학교는 치유의 공간이 되어야 할 거예요. 일본은 이미 그런 추세라고 해요. 한국도 곧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치유의 공간에서는 상처가 터져 나올 수 있다. 상처가 드러나지 않는 치유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의 상처가 터져 나올 때마다 나의 상처 또한 움찔했다. 학생들과 내 상처는 서로 만나 깊은 가을 뱀사골 단풍처럼 활활 불타오르며 지리산을 홀라당 태워 버릴 듯했다. 내게 치유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치유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대꾸에 친구가 대답했다.
“이 세상의 모든 치유자들은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자기 자신이 치유되어야 했던 사람들이야.”
 
-「숨겨진 치유자」 중에서.
 
학교란 어떤 곳일까? 누군가에겐 잊히지 않는 배움을 얻은 공간, 누군가에겐 즐거운 추억이 담긴 곳, 또 다른 누군가에겐 마지못해 끌려가던 경쟁의 공간일 것이다. 여기 “나의 덴마크 선생님”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교육기관 ‘덴마크 세계시민 학교(International People’s College)’를 배경으로, 지리산의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던 정혜선을 주인공으로 한다.
 
정혜선은 어느 날 대안학교에서 자신이 받아본 적 없는 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도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먼 북유럽으로 떠난다. 이른바 ‘행복의 나라’라고 불리는 덴마크로 말이다.
 
덴마크 세계시민 학교의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며 선생님과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한다. 깊은 배움과 지혜를 얻겠다고 찾아간 그곳에서 정혜선은 따라가기 쉽지 않은 영어 수업과 밤마다 열리는 낯선 파티에 생경함을 느낀다.
 
절실한 배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곳에 왔는데, 혹시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닐까? 조급해하는 그에게 덴마크 선생님은 말한다. “너무 걱정 하지 마,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큰 긴장 속에서 살고 있는지 알거든. 여기에서는 긴장을 좀 풀고 살아봐.” 39살의 나이로 늦은 학생이 되었다는 성급함은 선생님들의 따뜻한 포용 속에서 새로운 삶의 경로를 향한 모색으로 나아간다.
 
작가 정혜선 한 사람의 기록이자 인생과 배움에 관한 에세이인 이 책은 북유럽의 어두운 겨울, 유럽 곳곳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들이 이동하던 때에서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한국에서는 국정농단 사태로 뜨거웠던 시기다. 혼란한 정세 속 여느 사람처럼 이십 대의 불안과 우울을 거쳐온 저자는 덴마크에서 긴 시간을 들여 얻은 배움을 털어놓는 동시에 더 이상 불안에 시달리지 않는 마음과 옆 사람을 돌볼 수 있는 여유에 관해 이야기 하며 이 책이 독자들에게 공통의 경험으로 녹아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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