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변혁 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출판 산업계 주목
‘도서정가제’ 변혁 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출판 산업계 주목
  • 이민우,김강호
  • 승인 2022.03.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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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송희 에디터, 윤석열 대통령 사진= 공식 홈페이지

 

‘도서 정가제’ 변혁 예고? 윤석열 당선에 출판 산업계 주목
 
지난 3월 9일 치뤄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윤석열 후보는 48.56%를 득표하여, 47.83%를 득표한 이재명 후보를 박빙의 승부 끝에 꺾었다. 치열한 승부였지만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지며, 그만큼 사회 각 분야에서 큰 변화가 예고된다. 이것은 문화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차기 윤석열 정부 하에서 출판업계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인가?
 
출판산업계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출판이 크게 약진하여 출판업 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또한 도서정가제와 작가의 권익 등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여러 출판업의 화두에 대해,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비슷한 입장을 공유하기도 했으나, 이견을 보이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윤석열 후보의 입장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큰 변화도 예상된다.
 
출판계의 뜨거운 감자, ‘도서정가제’
 

특히 뜨거운 감자였던 것은 바로 ‘도서정가제’이다. 도서정가제는 정가를 일정한 비율 이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제도이다. 정가제는 이미 2003년부터 시행됐으나, 논란이 크게 벌어진 것은 2014년 개정안이 통과되면서부터였다. 원래는 신간에만 가격 할인을 제한했던 것이 이제는 신간, 구간 상관없이 가격할인은 10%, 간접할인은 직접할인을 포함할 경우, 15%로 제한되었다. 다만 발매 이후 18개월이 경과한 경우 정가 조정이 가능하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2020년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작가 11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서정가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9.7%로 가장 많았다.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30.2%였으며, 할인 폭 확대 등 완화 의견은 30.0%였다. 또한 같은 해, 한국출판인회의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2500개 출판사와 서점 2100개를 대상으로 ‘도서정가제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는 서점 71.6%, 출판사 66.7%가 도서정가제를 지지했다. 또한 도서정가제의 개정 방향에 대해 ‘강화’(55.6%)와 ‘유지’(27.3%) 등 찬성이 약 84%를 차지했으며, ‘완화’ 의견은 13.2%에 그쳤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은 다소 다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6월,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서정가제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는 현행 도서정가제에 대한 긍정이 36.9%로 부정 23.9%보다 높았다. 하지만 긍부정을 나타내지 않은 응답이 39.2%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의 시선이 마냥 곱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같은 해 10월, 도서정가제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여기에 20만 명이 동의한 바 있다.
 
다양한 설문 조사를 보면 작가와 서점, 출판사는 도서정가제를 대체로 지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지 이유는 도서정가제가 출판사와 서점, 작가에게 최소한의 공정한 대가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 의견은 무엇일까? 지식 전달의 매개체인 책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독자가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결국 부담스러운 책 가격은 오히려 독자의 책에 대한 접근을 악화시키며 출판업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금의 도서정가제는 오히려 중소 서점을 무너트린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유는 공급률 문제이다. 복잡한 유통 구조로 인해, 지역 서점은 출판사로부터 비싼 가격에 책을 납품받는다. 심할 경우에는 책 자체를 못 받아와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해서 재판매하기도 한다. 대형 인터넷 서점은 배달비 할인 등으로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선보여 시장을 점유했다. 그런데 이 가격의 손실은 결국 출판사부터 작가와 지역 서점까지 전가된다. 결국 지금의 도서정가제는 대형 인터넷 서점만 ‘갑’으로 만드는 것이며, 지역 서점을 지키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지키지 못한다. 따라서 오히려 출판사가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가격을 통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게 해야만 작가의 원고료가 보전되고, 중소 서점의 매출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도서정가제 개정 급물살 탈까?
 
그렇다면 윤석열 당선인은 도서정가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본지에서는 이미 대선 전에 윤석열, 이재명 후보에게 각자 출판업 정책에 대해 질의하고 답변을 받은 바 있다. 그 내용은 ‘[대선 출판 문학 공약] 도서정가제, 판매정보 공유 등 출판 산업계 뜨거운 감자... 대선후보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볼 수 있다.
 
답변에 따르며, 도서정가제를 현행 유지 또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재명 후보와 달리 윤석열 후보는 도서정가제에 대한 개정 의견을 드러냈다. 도서정가제의 일부 기능과 취지는 이해하더라도, 부작용에 대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서정가제에 적용되는 도서범위와 간행기간이 모든 도서로 확대되고 가격 할인이 최대 15%로 제한되는 것은 교과참고서와 대학교재를 구매하는 학생 등 많은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 당선인은 도정제가 전자책, 웹소설·웹툰에 대해서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전자 출판은 기존 출판물과 비교했을 때에 출판형태 및 유통환경이 전혀 다르며, 특히 최근 디지털 시대 변화에 따른 출판시장의 흐름을 고려하면 다른 방향으로 적용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웹툰과 웹소설의 도서정가제 적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논란이 벌어졌었다. 지난 2020년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도서정가제 재검토를 앞두고 웹툰, 웹소설 플랫폼에 전자출판물은 반드시국제표준도서정보(ISBN)를 발급할 것을 권고했다. ISBN은 도서의 서지 정보와 가격을 표시하는 도서번호를 말한다. 하지만 이 같은 권고에 대해 도서정가제를 웹툰과 웹소설에도 강제적으로 적용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만약 도서정가제가 웹툰 웹소설에도 도입되면 지금까지의 다양한 무료, 할인 서비스, 저렴한 가격의 대여 서비스는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웹툰˙웹소설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도 악화되고,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도서정가제 도입은 2020년 11월 검토에서 무산되었다.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서는 도서정가제를 3년 주기로 재검토하도록 규정한다. 검토 과정에서 출판업계, 서점, 소비자 단체 등의 이해관계자들을 위원으로 하는 민관협의체를 만들고 정부가 함께 개정안을 논의한다.
 
그렇기에 아직 논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내년에도 이러한 관련된 논의가 다시 이어질 것인가가 주목된다. 또한 2020년 11월 검토에서는 기존 출판업에서의 도서정가제 유지가 합의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이 도서정가제 개정의 뜻을 밝힌 만큼, 다음 논의에서는 관련된 변화가 있을 것인지도 주목된다.
 
저작 인접권, 수업 목적 보상금, 공공 대출권 제도도 도입 가능성 높아져
 
이외에도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에서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에게 출판 정책에 대한 서면 질의를 보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서를 받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 출협에서 요구한 저작 인접권, 수업 목적 보상금, 공공 대출권 제도 도입을 찬성했다.
 
저작인접권은 창작물의 창작에 관여한 주체들에게 인정하는 권리로 저작권과 유사하다. 예를 들면 가수, 제작자, 방송사업자 등이 저작인접권을 가진다. 이 때문에 라디오에서 음악을 틀면 그 저작권료가 저작인접권자들에게 배분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음반에 대해서만 이 권리가 인정된다. 만약 출판물에 대한 저작인접권이 인정되면 교과서에 인용되는 문학 작품에 대해서도 출판사와 저자 모두에게 보상이 갈 수 있다. 출판업계에서 저작인접권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이다.
 
수업 목적 보상금은 대학교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수업 목적으로 교재를 복사하면 출판권자에게 보상을 주는 제도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러한 제도가 없다. 공공대출권은 도서관이 한 권의 책을 사서 여러 사람에게 대출해주는 만큼 이에 대한 출판권자에게 그만큼의 보상금을 지불하는 제도이다. 윤석열 당시 후보는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후보 시절부터 윤석열 당선인이 의지를 밝힌 만큼, 향후 들어설 정부에서는 이 같은 제도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며, 출판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2석을 가진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만큼 민주당 협조 없이 법 개정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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