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에는 놀라운 우리의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이경숙 수 박물관 관장의 신간
‘자수에는 놀라운 우리의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이경숙 수 박물관 관장의 신간
  • 김강호
  • 승인 2022.03.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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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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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송희 에디터
사진= 한송희 에디터

옛 여인들은 추운 겨울이면 호롱불 아래 모여 ‘수(繡)’를 넣었다. 베갯모에 꽃과 새 등 다양한 한국적 문양을 새겼으며 부귀, 다남, 복 등을 함께 넣으며 가족의 안녕과 복을 빌었다. 이렇듯 자수는 단순한 바느질이 아닌 한국적 이미지를 담은 전통 예술 장르이자, 민중의 삶을 담은 역사이기도 하다.
 
대구에서 자수 박물관, ‘수’를 운영하는 이경숙 관장이 자신의 4번째 책인 ‘검은 머리 풀어 수를 놓다’를 펴냈다. 책은 수많은 자수 유물과 그 자수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모은 에세이이다.
 
“수의 문양과 도안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그 수를 놓던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 나오지 않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수에 숨겨진 한국의 가치와 수를 놓는 여성들의 이야기 등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전하고 싶어 책을 내게 됐어요.”
 
대학 시절, 미술을 전공하던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자수를 만났다. 그림 소재를 위해 찾았던 자수에서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찾아 매료되었다. 그리고 이내 아름다움을 넘어 그 수를 놓던 옛 여인들의 생각과 마음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는 한 점, 한 점, 2천여 점의 베개 유물을 모았고, 2010년, ‘수’ 박물관을 열었다. 박물관에는 베개 외에도 자수 의류, 실, 민화, 자수 병풍 등 다양한 유물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수 문화의 보급과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책은 자수에 대한 미적 의미를 넘어서 자수의 다양한 상징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 이 관장의 경험담을 담는다. 현대 공예품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19세기의 ‘강릉 자수보’, 일제강점기 시절 간도의 독립투사에게 전해진 남궁 억 선생의 ‘무궁화 꽃수’, 박물관에서 전통을 체험하고 위로받는 시민들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또한 십장생을 자수로 새긴 베갯모와 수젓집, 유학의 핵심 가르침을 담은 양반가의 병풍 자수, 한국의 이미지를 담은 불화와 민화와 접목한 자수 등 다양한 유물을 감상하고 조망한다.
 
책은 영남일보에 인기리에 연재된 칼럼인 ‘이경숙의 실과 바늘 이야기’. 약 39편을 갈무리했다. 전통 자수에 대한 예찬과 현대적 해석을 통해, 저자는 바느질로 천 개의 꽃을 피워낸 어머니의 사랑과 따뜻했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책을 통해 자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 싶어요. 옛 수를 놓던 여인들이 가족과 소통하고, 따뜻한 관계를 이어온 것처럼 현대에도 수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수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눔으로써 사회 공동체의 정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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