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넷 할머니, 시인으로 데뷔하다. 「자꾸자꾸 사람이 예뻐져」
일흔 넷 할머니, 시인으로 데뷔하다. 「자꾸자꾸 사람이 예뻐져」
  • 박민호
  • 승인 2022.06.22 21:06
  • 댓글 0
  • 조회수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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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눈뜨게 된 문예의 세계
노년에 시작했기에 더욱 와닿는 시

 

만일 당신의 나이가 일흔이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당신은 과연 무엇을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 

아마 선뜻 대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그 나이가 된다는 것조차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측하기도 어렵고 머릿속에 그리기도 힘든 시기다. 젊음이란 그런 것이고 세월이란 그런 것이다. 

만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시인을 보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조남예. 1948년생으로 올해 나이 일흔 하고도 넷. 2남 1녀에 손주 여덟을 둔 여느 가정의 할머니와 다를 바 없지만, 그녀의 이력만큼은 평범하지 않다.

 

70년이 넘는 조남예 시인의 긴 인생동안, 그녀가 글을 읽고 쓰게 된 지는 6년도 되지 않았다. 불과 3년 전 2019년에 초등학력을 인정받았고, 현재는 충남교육청에서 중학 학력 인정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남예 시인은 문리를 깨우치며 문학에 또한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그녀가 시선을 기울인 곳은 다름아닌 시였다. 노년에 이르러 시인의 꿈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그녀에게 모든 이의 마음 속에 시가 흐른다고 믿는 김승일 시인이 멘토가 되어 주었다. 시집 「자꾸자꾸 사람이 예뻐져」는 그렇게 세상으로 나왔다.

「자꾸자꾸 사람이 예뻐져」는 70년 넘는 조남예 시인의 인생을 반추하며 길어 낸 시집으로써 45편이 수록되었다. 배우지 못했던 세월의 슬픔, 사랑받은 사람이 예뻐진다는, 긴 세월동안 갈무리해 온 조남예 시인의 통찰이 빛나는 시집이다.

 

<한글을 배워서>
밝아졌다
글자를 써 내려갔다.

첫 장을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조남예 시인의 첫 작품이다. 
비록 그 시작은 단촐하지만, 글을 깨우치게 된 기쁨이 직설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는 깨닫게 된다.
조 시인의 작문 실력이 나날이 늘어간다는 것을, 그리고 그만큼 쌓아왔던 이야기를 길이길이 풀어내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필자는 조 시인의 작품집인 「자꾸자꾸 사람이 예뻐져」를 '성장형 시집' 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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