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천강문학상, 당선 작품 표절 논란... 수상 취소키로
의령군 천강문학상, 당선 작품 표절 논란... 수상 취소키로
  • 이민우
  • 승인 2022.07.08 00:40
  • 댓글 1
  • 조회수 2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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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천강문학상 수상자 재공고
사진= 천강문학상 수상자 재공고

 

지난 23일 경남 의령군 천강문학상 운영위원회는 3월 7일 발표됐던 제12회 천강문학상 수상 결과를 다시 발표하면서 “시조 부문 대상 수상 당선을 취소하고, 상금을 전액 회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조 부문 대상으로 선정됐던 작품은 김수형의 ‘피 혹은 꽃 피는 속도’다. 그러나 이 작품이 2019년 건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황보림 시인의 ‘꽃 피는 레미콘’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가 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출산이 임박해온 암소가 / 달동네 무더위 속을 오른다” -‘꽃 피는 레미콘’
“레미콘이 뒤뚱거리며 언덕길을 오른다” -‘피 혹은 꽃 피는 속도’

“만삭의 몸으로 보폭을 잃지 않던 엄마처럼 / 속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만삭의 배를 돌리며 조금만, 조금만 더!”

“얼마나 돌고 돌아야 저 언덕까지 피가 돌 수 있을까”
“꽃나무에도 피가 돈다”

“너와 나와 그들이 섞이는 내장 속 / 곧 태어날 심장이 꿈틀 거린다”
“피와 살이 섞이고 심장마저 꿈틀대는”

 

꽃피는 레미콘-황보람 피 혹은 꽃 피는 속도 -김수형
출산이 임박해온 암소가
달동네 무더위 속을 오른다
만삭의 몸으로 보폭을 잃지 않던 엄마처럼
속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얼마나 돌고 돌아야 저 언덕까지 피가 돌 수 있을까
늘 한 쪽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너와 나와 그들이 섞이는 내장 속
곧 태어날 심장이 꿈틀 거린다
박동 약해질까 봐 몸 닳는 산모
자궁을 수축할 시간도 없이
질척하게 엉긴 살점들을 와르르 쏟아낸다
바닥을 차올라 기둥을 세우며 제 몸 굳히는
모래 사원이 어느 신전보다 뜨겁다
궁핍한 살림에도 오로지 식솔들 건사하며
나를 딛고 올라서라
지금도 굽은 등을 내미는 팔순의 엄마
엄마의 밑자리처럼
레미콘의 숨결이 굳어진 든든한 기반(基盤)
비탈길 오르내리는 엔진소리에
검은 잠에 빠져 있던 빈터가
우뚝우뚝 꽃동네를 이룬다

1.
레미콘이 뒤뚱거리며 언덕길을 오른다
만삭의 배를 돌리며 조금만, 조금만 더!
두 손을 움켜쥘 때마다
떨어지는 링거의 수액


피와 살이 섞이고 심장마저 꿈틀대는
안과 밖을 둘러싼 호흡들이 숨 가쁘다
뜨겁게 쏟아지는 양수
꽃나무에도 피가 돈다

2.
직진하려다 본능적으로 핸들을 우로 돌렸지
운전석 백미러를 툭 치며 달리던 트럭
수천의 새떼 날아와
등골에서 깃을 털던

3.
백 미터를 3초에 달려
톰슨가젤 목을 물고
거친 숨 몰아쉬는 치타의 퀭한 눈동자

​죽음과
마주하는 건
늘 한 호흡의 속력이다
 

의령군 문화관광과 담당자는 뉴스페이퍼와의 통화에서 “표절 의혹이 있었다, (작가) 본인이 먼저 수상반납소명서를 제출했다”면서, 소명서를 받고 이후 천강문학상 본심 심사위원과 심사위원장 및 운영위원의 심의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수상 당선을 취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수형 시인은 뉴스페이퍼와의 취재에서 표절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모티브가 비슷한 것은 사실이나 표절을 당했다는 시 자체를 본적이 없었다는 것 다만 심사위원과 주변인들에게 논란이 되는 것 만으로도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원치 않았지만 상을 반납하기로 한 것 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문제에 외부의 압력과 음해가 있었다며 표절이 아님에 완강한 입장이었다.

문학계는 매년 표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표절에 대한 정확한 기준선과 이것을 평가하는 제도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다. 신경숙 표절문제 당시 한국작가회의 내에 표절문제에 대한 팀이 구성되기도 했고 여러곳에서 표절에 대한 심사장치 이야기가 나왔으나 현재까지 제대로 논의가 끝난 것은 없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또한 문예지 빅데이터를 통한 표절 검사들에 대해 검토한 바 있으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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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자 2022-07-19 20:35:13
100% 표절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