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
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
  • 이승하
  • 승인 2022.12.31 23:49
  • 댓글 4
  • 조회수 2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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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시작하며]
사진=이민우 편집장 제작
사진=이민우 편집장 제작

2019년 4월 15일부터 2020년 4월 13일까지 365일 동안 뉴스페이퍼에 ‘내 영혼을 움직인 시’라는 제목으로 시 해설 연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독자가 호응을 해주어 즐거운 마음으로 시를 읽고 글을 쓴 나날이었습니다. 2020년 4월 16일에 뉴스페이퍼에서 잔치를 크게 열어주어 독자와 문단의 선후배, 제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던 때라서 모두 불안한 마음으로 모이긴 했었지만 말입니다.


여러 지인과 제자들이 그 연재를 다시 해달라는 요청을 해와서 저는 ‘언젠가는’이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1년 내내 하루도 안 거르고 연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다룰 시를 찾아내는 일이었습니다. 문예지를 몇 권 통독하면 1편의 시를 발견할 수 있었고 서너 권의 시집을 읽어야 1편의 시를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로서는 꽤 힘들었던 그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시를 발견해내 왜 이 시가 내 영혼을 움직였는지 들려드리면 독자분들이 제 글에 대해 호응을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매번 조회수도 높았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교과서에 실려야 할 옛시조 30편’ 연재를 했는데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서 내 필력이 둔화되었구나,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새 기분으로, 새로운 의욕을 갖고서 새롭게 1년 동안 연재를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호응을 기대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제 몫이니 성실히 찾아서 읽고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내 영혼을 움직인 시’를 연재할 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시를, 토요일에는 시조를, 일요일에는 동시를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월요일에는 작고 시인의 시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간은 지금 한창 활동하고 있는 시인의 시를, 금요일에는 졸시를, 토요일에는 현대시조를, 일요일에는 동시를 다루겠습니다. 동시는 작고한 시인의 시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졸시에 대한 해설이 자화자찬이 안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를 왜 쓰게 되었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들려드리겠습니다.


1970〜80년대에는 시집이 많이 판매되기도 했었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대단히 컸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영화와 TV 드라마가 우리의 생활 한복판에 들어온 ‘영상의 시대’가 되다 보니 시가 잘 읽히지 않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해서 살게 된 작년의 경우 다시금 시낭송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부활했지요. 몇 곳 가보았는데 성황리에 대회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아, 나도 낭송될 수 있는 시를 좀 쓸 것을, 하고 반성하곤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오늘날 시를 읽고 너무 어렵다, 길어서 지루하다, 운율이 파괴되어 시가 아니다(낭독을 할 수 없다), 자기만 아는 독백이다, 소통이 안 되어 답답하다는 말을 합니다. 저는 시가 전부 그런 건 아니다, 이해가 되면서도 충분히 좋은 시들이 있는데 그대의 독서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고 현대시를 위해 변명을 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일일이 변명하지 않고 시를 제시하고 제가 느낀 바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1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이 난의 글쓰기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완주할 수 있도록 많은 호응 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사랑의 탐구』, 『우리들의 유토피아』, 『생명에서 물건으로』, 『뼈아픈 별을 찾아서』, 『공포와 전율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생애를 낭송하다』 『예수ㆍ폭력』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꿈꾸듯 미치도록 뜨겁게』,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진정한 자유인 공초 오상순』 등을, 문학평론집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 시조문학의 미래를 위하여』, 『욕망의 이데아』, 『경남 문인 4인을 새롭게 보다』 등을 펴냄.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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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채홍 2023-01-01 13:10:20
지난 한 해 동안 저희들을 이끌어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2023 계묘년, 더욱더 빛나고 멋진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이혜연 2023-01-01 12:43:38
멋진 완주를 응원하며 새해에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리라 믿습니다.

2023-01-01 11:50:03
2023년에도 소년의 미소 늘 간직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한그루 2023-01-01 11:26:40
새해 첫날부터 시작된 연재, 성공적인 완주를 응원드리며 늘 좋은 글로 감동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