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리미니의 프란체스카’는 이탈리아 작곡가 ‘리카르도 잔도나이’가 작곡한 작품으로 수많은 예술가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러시아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는 같은 이름으로 오페라를 작곡했다. 조각가 로댕의 작품 ‘키스’는 작품 속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을 표현했다. 황금의 화가로 불리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 ‘연인(키스)’도 이 작품을 모
그래, 한파 때문일 거다. 그렇게 요란하던 구령口令이 뚝 끊겼으니 말이다. 아니, 이곳을 떠나기 때문일지 모른다. 가끔씩 오가던 사람들마저 발걸음을 뚝 끊었으니 말이다. 추억으로만 만나게 될 도시. 대한민국 안, 또 하나의 도시…. 이곳을 다시 찾을 날이 있을까.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ail.com | 더스쿠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Inception•2010)’은 워쇼스키 감독의 ‘매트릭스(The Matrixㆍ1999)’와 묘하게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두 영화 모두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애매하고, 서로 어지럽게 뒤엉켜 혼란스럽다. 그러나 매트릭스의 가상세계가 인간이 창조한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창출한 공간이라면, 인셉션의 가상세계는 인간
작업장이 돌연 무너진다. 그 무거운 타워크레인이 속절없이 쓰러진다. 사람이 죽고, 눈물이 터진다. 어떤가. 과도한 생산성 강조, 부실한 관리ㆍ감독체계,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함 등 후진국형 참사의 씨앗을 여기저기 뿌려댄 결과 아닌가. 안전, 그 무엇과도 바꿔선 안 될 가치다. 송정섭 작가 songsuv@naver.com│더스쿠프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역설적이다. 탐정이 살인범을 찾아가는 추리 스릴러이지만 ‘누가 살인범인가’에 열중하면 영화로서의 매력이 사라진다. 대체 어쩌란 말인가. 지금부터 이 영화의 매력을 뜯어보자. 첫째, 50년 동안 80여편의 추리소설을 집필한 애거서 크리스티의 베스트셀러가 이 영화의 원작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10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돼
가까이에서 보면, 뚜렷한 직각 형태의 단순한 장난감 레고(브릭). 이 조각들이 모여 경계가 사라지고 곡선을 이룬다. 브릭을 예술로 만든 작가 네이선 사와야(Nathan Sawaya)의 작품들이다. 네이선 사와야는 적게는 수백개, 많게는 수백만개의 브릭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3차원 조각품부터 대형 인물화까지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작업을 시도한다. 규모면에서 압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걷는 사람들. 누가 그들을 외골수라 깎아내리는가. 인류의 발전은 외골수의 발걸음에서 시작됐다. 고독한 탐험가, 그들이 바로 ‘혁신’이다.송정섭 작가 songsuv@naver.com│더스쿠프
로저 페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서방세계를 향한 이슬람의 무차별적인 테러와의 전쟁 최전선에 투입된 CIA 정예요원이다. 적진 한가운데 투입된 페리스는 이슬람의 문화에 ‘유창(Fluent)’하다. ‘문화적 유창성(Cultural fluency)’은 분명 현장요원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 요소이지만, 현장요원 페리스에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대테러 요
곧 이전이다. 1945년 광복 이후 70여년 만이다. 정치적ㆍ사회적 이슈가 터지면 늘 시끌시끌했던 그곳, 용산미군기지…. 일반인이 출입이 워낙 까다로운 탓인지 그곳엔 ‘그들만의 도시’가 세워져 있었다. 서울 하늘 아래 이렇게 낯선 도시가 있을 줄이야. 그곳을 걸으며 만감이 교차했다. 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ail.com |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의 두 주인공은 CIA 중동지역 책임자 에드 호프만(러셀 크로우)과 호프만 직속의 현장 요원 로저 페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둘은 같은 기관 소속에 이슬람 테러 정보수집과 테러 방지라는 뚜렷한 목표를 공유했다. 일사불란해야 마땅한데 왠지 삐그덕거린다. 드러내놓고 의견이 충돌하고 언쟁 하고 책상을 뒤엎고 관계가 파탄나진 않지만
‘정치호의 얼굴展’ 두번째 이야기가 11월 26일 막을 내렸다. ‘평범한 인물의 민낯을 담아보자’는 인물전문 사진작가 정치호와 더스쿠프(The SCOOP)의 과감한 도전은 큰 호응을 얻었다.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기획전시실은 38명의 삶으로 꽉 찼다. 사진전은 이들의 얼굴을 한데 모은 그래픽에서 출발했다. 옆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한 사
오페라 ‘탄크레디’는 프랑스 작가 볼테르의 소설 「탕크레드」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원작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대중이 영웅의 죽음으로 끝나는 작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을 고려해 오페라의 대본은 해피엔딩으로 수정됐다. ♬프롤로그 = 11세기 무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사라쿠사. 사라센(이슬람) 제국과 시칠리아와의 전쟁에서 사라쿠사는 겨우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Body of Lies)’는 서방세계가 전염병처럼 번지는 이슬람 테러에 맞서는 고통스러운 대테러 첩보전쟁을 그린다. 그 풍경이 매우 기이해, 요즘 유행하는 ‘타임 슬립’ 영화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마치 19세기 아랍 병사들이 어찌하다 21세기로 미끄러져 들어와 최첨단 미군과 맞서 싸우는 듯하다. 아랍의 전통복장이나 그들이 동원하
‘경리단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걸어본다. 출발점은 옛 육군중앙경리단. 가벼운 차림으로 걸어오는 흑인남자, 금발의 가족들…. 인종도, 사람도 참 다양하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서울의 낡은 골목 정서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도 경리단길이다. 그래, 이 길은 서울의 또다른 매력이다. 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ail.com |
과한 성형, 포토샵의 힘을 빌린 셀카 …. 외모지상주의 이면에는 더 짙은 그림자가 있다. ‘관계의 결핍’이다. 자신을 애써 포장하지 않으면 관계가 끊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과도함’을 부추긴다는 거다. 왜곡된 방법이다. 그렇게 결핍을 채우면 공허함과 자기부정만 커질 뿐이다. 송정섭 작가 songsuv@naver.com│더스쿠프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는 탁상공론의 비극을 그린다. CIA 중동지방 총책임자인 호프만은 워싱턴의 책상머리에서 이라크 현장에 나가 있는 페리스 요원을 원격조정한다. 그의 지시에서 현장에 대한 이해나 고려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사회도 다르지 않다. 무수히 많은 정책들이 쏟아지지만 현장을 모르거나 무시한 채 그럴싸할 뿐이다. 오늘(10월 30일)도 뉴욕에
일상은 덧없이 지나간다. 그 속엔 무수히 많은 희로애락이 담겨 있지만 붙잡아둘 수 없다. 여기 평범한 순간을 붙잡아 생명력을 불어넣은 작가가 있다.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다. 그는 찰나의 사라지는 이미지를 추상적인 영화 형식의 작품으로 발전시켰다.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촬영한 ‘필름 다이어리’ 작품들은, 지나가
“매체에 실리는 인물은 꼭 유명한 사람이어야 할까?” “평범한 사람들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을까?” ‘정치호의 얼굴’ 시리즈는 그렇게 시작됐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잡지 2쪽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시도.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그만큼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다. 그렇게 한 컷 투 컷 쌓인 사진을 한데 모은 전시회가 열린
앤디 워홀과 로이 히텐슈타인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팝아트가 1960대에 등장했다면 영국의 팝아트는 그보다 앞선 1950년대에 등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비주의 사회가 들어서면서 영국의 팝아트도 시작됐다. 영국 팝아트의 대표 작가 중 한명이 리처드 해밀턴이다. 그는 20세기 중반 현대사회를 새로운 관념과 시각으로 바라봤다. 특히 현대사회의 ‘대량생산’
리들리 스캇 감독의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Body of Lies)’는 2003년 3월부터 4월까지 약 한달에 걸친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벌어진 거짓의 대향연을 다룬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은 전쟁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20여일 만에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다. 그러나 개운치 않은 승리였고 전쟁의 정당성과 도덕성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